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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Mar 17. 2019

듣기 거슬리는 말

3월 17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식당 TV에 나오고 있던 프로그램이 뭔지는 모르겠다. 예능 프로그램을 거의 보지 않아서 요즘 트렌드도 잘 모른다. 별생각 없이 밥을 먹다가 TV에서 어떤 개그우먼이 하는 말이 이상하게 불편하고 거슬렸다.


다른 사람이 먹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말끝마다 이렇게 말했다.


"먹을 줄 아시네."


~할 줄 안다는 것은 재능이나 잘하는 것을 뜻할 때가 많다. 그런데 왠지 "먹을 줄 아시네."라는 말은 먹는 것조차 평가하는듯한 느낌이었다. 먹는 것도 내 마음대로 못 먹고 남에게 먹을 줄 안다, 모른다로 평가를 받아야 하나?


내가 예민할 수도 있지만 나는 원래 듣는 것에 민감해서

작고 사소한 것을 그냥 넘기지 못한다. 밥 한 끼 먹는 것도 먹을 줄 아네, 모르네 소리를 하는 게 거북스러웠다.


그리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본인이 말하는 게 당연히 정답인 것처럼 얘기하는 모습도 불편했다. 많은 사람들이 순댓국에 밥을 말아먹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먹지 않는다. 밥은 밥대로, 순댓국은 순댓국대로 따로 먹는다.


이런 나는 순댓국을 먹을 줄 모르는 걸까? 아마 내가 먹는 모습을 그 개그우먼이 봤다면 "먹을 줄 모르시네."라고 했을까? 생각만 해도 거슬리고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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