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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Jan 04. 2019

우리는 매일 처음을 살아갑니다

1월 4일


인생 자체가 고민의 연속이다. 오늘도 고민했다. 도서관과 카페 사이에서, 떡볶이와 쫄면 사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 원고와 저 원고 사이에서,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최선과 타협 사이에서, 안정과 불안 사이에서, 정답과 오답 사이에서.    


각자 주어진 삶 속에서 나다운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 도서관으로 갈까 카페로 갈까 고민했다. 도서관은 환기가 되지 않아 심하게 건조하고 머리가 아프지만 조용하다. 카페는 적당히 트여있는 공간에 편하게 먹으면서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점심시간만 되면 너무 시끄럽다. 고민하고 있을 때 문자 알람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도서관 환경정비의 날로 휴관입니다.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내가 선택하기 전에 이미 정해진 문제였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카페에서 글을 쓰다가 오후에 분식집에 갔다. 떡볶이와 쫄면을 두고 고민했다.     


“사장님. 여기 가장 잘 나가는 음식이 뭐예요? 떡볶이랑 쫄면 중에 고민돼서요.”    

“죄송하지만 지금 쫄면이 안돼요. 정말 죄송합니다.”  

  

또 고민할 필요 없는 일이었다. 하루 중에 이 많은 시간을 고민하는데 쓰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부탁하고, 그것을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전달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차피 도움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하나의 원고를 끝내고 또 다른 원고를 쓰면서 이전 원고보다 못쓰면 어쩌나 고민했다. 조회 수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미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좋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준다는 건 내게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라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많이 썼으니 그만 쉬라는 친구의 말에 아주 잠깐, 그럴까 했지만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남은 분량의 글을 썼다. 정해진 월급을 받으며 사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겪어보니 이 세상에 안정적인 사람은 없다. 누구나 안정과 불안 사이를 오가며 살고 있다.     


정답과 오답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에게 묻고 싶다. 내가 정답이라고 확신한 그 답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에게서 왔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몫을 살아가고 정답과 오답 사이를 오간다. 아무리 정답 같은 인생이어도 나름의 고민은 있다. 그 고민의 반 이상은 내가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이지만 그걸 깨달아도 내일이면 똑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우리는 매일 처음을 살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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