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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Jan 20. 2019

더 편한 나이는 없어

1월 20일


요즘 시간의 흐름에 가속도가 붙었음을 느낀다. 어릴 땐 막연하게 내 나이 정도 되면 많은 것을 이루고 편하게 살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고민하고 머뭇거리고 흔들린다.    


한 후배가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빨리 나이 들고 싶다고 했다. 40~50대가 되면 삶이 더 편해질 것 같단다. 나도 20대 때는 20대의 터널만 지나면 30대에는 경제적인 여유와 함께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후배처럼 나 역시 젊음이 좋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20대보다 30대가 더 편한 나이가 됐냐고 묻는다면, 글쎄. 꼭 그렇지도 않다. 여전히 상처도 많이 받고 생각은 더 많아졌다. 하고 싶었던 일들, 하려고 했던 일들, 이루지 못한 일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더니 결국 이만큼이나 멀어졌다.     


30대, 40대, 50대, 모두 편한 나이를 살고 있는 건 아니다. 저마다의 무게를 짊어지고 기꺼이 버텨내고 있는 거다.     



지금보다 더 편한 나이는 없어.
가끔 편한 순간들은 있겠지.    



어쩌면 후배는 현실적인 내 말을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삶에 지칠 때마다 나를 떠올려준다. 해준 게 없어 미안한 선배인데, 존재 자체로 늘 자극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얘기에 아무 의미 없던 주말이 특별한 날이 되었다.    


후배가 앞으로 사는 동안 더 편한 나이는 없겠지만 내게 다녀가는 순간만큼은 더욱 편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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