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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Sep 10. 2017

뷰티마케터에게 필요한 경험과 자질

현직 뷰티마케터가 들려주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쓰는 브런치 글의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고민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글로 써볼까 한다. 필자는 회사 구성원의 7할 이상이 개발자였던 IT회사에서 5년간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일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뷰티스타트업에서 반년간 마케팅 맛을 조금 보고, 정통 화장품 회사에서 제조부터 유통까지의 프로세스를 몸소 경험하고자 화장품 브랜드사로 이동해 1년 4개월째 뷰티 마케팅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한창 성장 중인 조직에 운좋게 합류해 일하다 보니 마케팅 실무를 넘어 1여년간 HR도 함께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감히 1년간 약 1,000통이 넘는 이력서를 보았고 그 중의 약 10% 정도에 해당하는 분들과 면접이라 불리우는 것을 진행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마케터 면접이었고, 나머지는 디자이너 면접이었던 것 같다. 입에서 단내 날 정도로 많은 면접을 진행했고, 마케팅팀을 이끌며 팀원을 채용하고 내보내도 보고 직무 고충 상당 등을 하며 나는 꽤 유용한 인사이트들을 얻을 수 었다. 서두는 이만 마치고 본론을 말해야겠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뷰티마케팅을 잘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에 대한 이야기이다.

뷰티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에게 필요한 것들을 크게 '경험'과 '자질'로 나눠 이야기하고자 한다.


경험에 대하여

1. 뷰티 덕질에 대한 경험

뷰티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에게는 화장품을 미친듯이 소비해보고 덕질해 본 경험이 필요하다. 본인 스스로가 화장품을 소비해 본 적이 있어야 소비자들의 심리와 욕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의 경험은 넓고 깊을수록 좋다. 취향이 자주 바뀌었다면 더 좋다. 그럴수록 더 많은 브랜드들을 찾아보고 경험하게 되었을테니까. 덕질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매스 브랜드를 넘어 니치 브랜드, 해외 직구 브랜드 등을 섭렵하는 경험을 했을거다. '마케팅'과 '브랜드'에 관심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그때그때 빠져들었던 브랜드의 창립 스토리, 패키지 디자인, 제품 라인업 등을 주의깊게 봤을텐데 사실 그게 다 브랜드/마케팅에 대한 공부다. 더 깊게 들어가, 내가 왜 이 브랜드에 혹해서 빠지게 되었나 까지 고민해 보고 답을 찾는 연습을 했다면 당신은 이미 뷰티 마케터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마케팅은 우리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를 찾고, 설득하고, 결국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다. 위와 같이 뷰티 덕질을 하고 나면 제품과 소비자, 두 가지를 모두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면접 볼 때 나는 이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화장품에 얼마나 돈을 쓰는지, 써봤는지", "아는 브랜드를 생각나는대로 모두 나열해보라" 고 한다. 자칭 코덕(화장품 덕후)라고 하고 후자의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백화점 1층의 매스브랜드만 나열한다. (긴장한 탓도 있겠지만..) 내가 모르는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코덕이라 인정하기 어렵고, 이로써 나는 많은 여성들이 스스로 코덕이라 착각하고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2. 대중문화 항유 경험

그냥 쉽게 말하면 많이 놀고 먹고 마셔보고 잉여처럼 살아본 경험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뷰티 브랜드들은 여성을 위한, 그 중 10대후반~30대까지의 여성을 타겟팅하는 브랜드가 많고, 그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해야 한다. 어떻게 노는지, 어디에 돈을 쓰는지를 알아야 된다는 것이고, 나도 그 돈을 써 본 주체가 되어봤어야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 요즘 20대 여성들이 예쁜 카페가고 맛집 다니고 여행다니는 행위를 많이 한다면 나도 그걸 해봐야 한다. 어려운 말로는 "트렌드"라는 용어가 있는데, 대중문화는 곧 노는 문화라고 생각하기에 그냥 요즘 애들 뭐하고 노는지 관찰하고 따라하면 된다.


결국 앞의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소비자를 향한 끝없는 설득이므로,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면접 볼 때 어떻게 노는지를 알려면 그냥 "주말에 뭐하고 노냐, 취미가 뭐냐"의 질문을 던지면 되고, 가장 직빵인 건 인스타 하시면 인스타 좀 잠깐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인스타를 안하면 답이 없긴 한데, 사실 인스타를 안하는 것 자체가 대중문화에 딱히 관심 없는 지표이기도 한 것 같다.




이제 자질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자질이라고 하니 완전하게 타고난 무언가로 보이는데, 어느정도 노력으로도 만들 수 있는 영역같다. 필자도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_ _)


1. 미적 감각

뷰티 마케팅은 아름다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파는 일이다. 때문에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필수적이고, 관심은 넘어 미적 감각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안목말이다. 이게 참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다. 주위에 "취향 좋다." 는 이야기 듣는 분들 보면 대체로 미적 감각이 좋고, 패션 센스를 보면 어느정도 확인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도 개인 인스타의 사진을 보면 어느정도 보여지기도 한다. 인스타는 그야말로 "예쁜 사진"을 뽐내는 곳이므로 , 경험상이게 미적 감각과도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2. 스토리텔링 능력

뷰티마케팅을 하다보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브랜드 스토리 하나에, 제품 네이밍, use tip 에도 모두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뷰티에는 뭐가 어디에 좋다느니 하는 낭설이 유난히 많은데, 소비자들이 어떠한 "이야기"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을 구매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점점 성분을 따져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구매를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이야기", 장업계가 뿌린 낭설에 반응하고 구매한다.(성분이 좋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브랜드에 열광하는 소비자가 아직도 전세계에 무수히 많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뭐가 어디에 좋다더라." 그러니까 풀어말하면, "뭐가 예뻐지는데에 좋다더라." 라는 것이 여전히 많이 소비자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건들이고, 여러번 유사한 정보를 접한 소비자는 결국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물건을 구매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장업계는 많은 "뷰티낭설"을 여기저기에 퍼뜨리는 것이고, 그것은 "픽션과 논픽션이 묘하게 섞인 이야기"이기에 뷰티마케터에게 스토리텔링 능력은 필수적이다.


3. 예민한 감수성

앞서 말했듯이 화장품의 주된 소비자는 여전히 여성들이다. 여성들은 뽀루지 하나에, 15cm 앞에는 와야만 보이는 각질에 하루종일 신경쓴다. 이 여성들을 이해하고, 만족시키려면 예민한 감수성을 지녀야한다. 글자 하나, 말 한마디에 섬세하게 신경 쓰고, 고객감동을 위해서는 무엇에 불쾌함과 불편함을 느꼈는지, 어떻게 하면 만족시킬 수 있을지를 진정으로 고민할 수 있으려면 본인 스스로가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어야 유리하다. 둔한 사람은 절대 예민한 고객이 왜 컴플레인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고, 그것을 풀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한 알기 힘들다. 하지만 둔한 사람도 역지사지가 잘 되는 사려깊은 성격의 소유자이면 그때그때 상황을 경험하면서 예민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곧잘 학습하는 것 같기도 하다.



분명 글이 길어 스크롤을 쭉 내린 분들이 계실테니 말머리로만 정리하겠다.


뷰티 마케터에게 필요한 경험

1. 뷰티 덕질 경험

2. 대중문화 향유 경험


뷰티 마케터에게 필요한 자질

1. 미적 감각

2. 스토리텔링 능력

3. 예민한 감수정



현업에 있는 분들에게는 다소 뻔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귀엽게 봐주시고, 백날 말해도 안듣는 부사수가 있다면 살포시 보여주길 권한다. 내가 하는 이야기 안듣는 분들에겐 남이 하는 얘길 들어주는게 꽤 괜찮은 플랜b 일 수 있기 때문에.



*현업에 계신 분들 추가의견 댓글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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