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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Jan 12. 2019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연애와 일이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둘 다 "관계"에 대한 것이라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는 걸 최근에 느꼈다. 이 이야기는 나<>연인, 나<>친구, 나<>가족, 나<>동료, 나<>일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나의 주관적 생각이다.



좋아한다고 해서 저절로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좋아한다고 해서 열심히 노력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좋아하는 마음은 왠지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고, 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왜 그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을 품는 것 자체가 내가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그러니까 무엇을 잘하고, 노력해야 하느냐고? 좋은 관계가 지속되는 것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관계란 서로가 서로를 이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롭게 만든다고 하면 좀 계산적으로 보이는데, 나는 많은 관계 속에는 이로움이나 목적을 추구하는 욕구가 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이로움의 범주가 다양할 뿐. 이를테면 우리가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도 정서적 편안함/안정감 또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거다. 사회에서 만나 우정을 키우는 지인들을 만나는 것도 공통 관심사 기반의 지식/경험 교류의 즐거움 또는 서로의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기 위함이거나. 나는 이것이 속물 같다거나, 계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관계가 더 자연스럽고, 솔직하고, 건설적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상대방에게 이로움을 주고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삶에 생기를 준다.  


어쨋든 이롭게 만들려면 노력이란걸 해야한다. 내가 상대를 이롭게 만들어 주려면 나도 좋은 사람이어야 하고, 상대에게 관심도 가져야한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추구하는지, 싫어하는지 등등 관심을 가지면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자주 망각하곤 한다.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유는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학습되지(하지) 않았기 때문일거다.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세요!' 라는 말은 쉽게 접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훌륭하게' 하세요! 라는 말은 잘 못본 것 같다. 아 너무 일 기준으로 썼나. '사랑'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로 잘 사랑하는 법을 학습받거나 학습하지 않고 산다. 얼마 전 읽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 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말에 백프로 공감한다. 이 문장 속 '사랑'이란 단어를 '일' 또는 '마케팅'으로 치환해보자. (아니 왜..)

"일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일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내가 이 문장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도 좋아하고 사랑하고 설레이는 단순 감정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잘/제대로 하기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를 더욱 좋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 을 넘어 그것을 행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물론 나도 이 사실은 자주 망각한다. 그래서 이것을 잊지 않기 위한 방법을 열심히 찾고 있다. 무의식의 흐름 속에 이 생각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매일 상기하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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