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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Oct 13. 2015

한국에서 뷰티O2O가 흥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다 이유가 있답디다 

이번엔 한국에서 뷰티O2O가 흥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얼마 전 O2O 관련 기사를 읽었는데, 아직 미용 쪽에서는 시장을 장악한 업체가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참고기사 : http://www.etnews.com/20150904000076

실제로 필자가 한국 뷰티 스타트업을 정리했을 때에도 같은 결과였다. (붉은 색이 O2O 영역) 뷰티 스타트업은 크게 Commerce VS O2O 로 나뉘는데, 커뮤니티/큐레이팅과 같은 서비스를 모두 잠재적 커머스로 간주하면 커머스와 O2O 의 비중은 약 8:2 정도라고 볼 수 있다. 

2015 한국 뷰티 스타트업 지도

전세계가 O2O로 난리이고 국내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는데 왜 유독 뷰티O2O는 흥하지 못하고 있는걸까?



필자는 한국 뷰티 O2O 시장 현황을 사분면으로 나누어봤다. 세로축은 상품 또는 서비스로, 가로축을 상품(또는 서비스)을 제공받는 장소(home or shop)이다.

한국 뷰티 O2O 시장 현황

한 눈에 보면 알겠지만 한국의 뷰티 O2O 시장은 1사분면에 해당하는 영역만 발달되어 있다. 뷰티 서비스를 샵으로 찾아가 받는 서비스인 예약 서비스 또는 뷰티투어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영역에 해당하는 서비스들도 시장을 장악할만한 서비스를 전개하지는 못하고 있는듯하다. 


먼저 가로축 하단에 해당하는 3,4분면을 살펴보자. 이 영역은 유형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샵에서 픽업하거나, 오프라인 샵에서 체험을 해보고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발생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은 아무래도 시장은 니즈가 큰 영역이 아니라 서비스화가 되지 않은 것이라 추측한다. 한국은 워낙 하루 배송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보니 온라인에서 주문해 오프라인 샵에서 픽업해가는 수고로움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오프라인 샵에서 체험을 한 후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경우는 온라인 가격이 훨씬 저렴할 경우에 이렇게 하는데,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가 딱히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재밌는 것은 가로축 위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뷰티 온디맨드 서비스가 흥하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는 시도조차 하는 곳이 없는 것인지 궁금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에서는 출장 미용 서비스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한국 미용업은 공중위생 관리법에 의해 관리가 되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미용업은 다음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고한 영업소 외의 장소에서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습니다.(「공중위생관리법」 제8조제2항 및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13조).

 -질병이나 그 밖의 사유로 영업소에 나올 수 없는 자에 대하여 미용을 하는 경우

 -혼례나 그 밖의 의식에 참여하는 자에 대하여 그 의식 직전에 미용을 하는 경우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으로 미용을 하는 경우

 -방송 등의 촬영에 참여하는 사람에 대해 그 촬영 직전에 미용을 하는 경우

 -그 밖에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인정하는 경우



때문에 고객의 집에 방문하여 미용 서비스를 행하는 것은 불법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웨딩/방송을 위한 미용(메이크업, 네일, 헤어)는 가능한데, 이 영역은 워낙 오래전부터 바이럴이 강하게 작용해오던 영역이라 시장진입이 쉽지 않을 듯 하다. 만약 웨딩/방송용 미용 아티스트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면, 지인추천보다 강력한 신뢰와 혜택을 플랫폼 경쟁력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나마 서비스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예약/뷰티투어 영역이다. 이 영역의 서비스가 힘든 기초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 맥락은 이렇다. 플랫폼이 일정 수준의 뷰티샵과 고객을 확보하기 전에는 경쟁력을 찾기가 어렵고, 때문에 그 경쟁력을 할인/쿠폰으로 찾게 되면서 보조금 전쟁이 시작되고, 결국 보조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한다는 시나리오이다. 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하려면 뷰티샵과 고객 확보를 잘하면 된다는 뻔한 결론이 나온다. 근데 그게 참 말이 쉽지 현실은 어렵다. 플랫폼 초기에는 뷰티샵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 없기 때문에 뷰티샵과의 제휴가 쉽지 않다. 영업을 정말 열심히 해서 제휴 뷰티샵을 모으면 고객 모집이 또 문제다.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는 1) 가격  2) 서비스 품질 로 압축된다. 

가격

미용업종에서는 이상하게도 서비스 가격을 오픈하지 않으려는 습성 같은게 있다.(왜 그러시는지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미용실 사이트나 블로그를 봐도 가격을 100% 오픈한 곳은 거의 없다. 이건 업종에 따라 조금씩 상이한데 {미용실>피부관리실>네일아트,왁싱 등} 순으로 가격 오픈을 꺼려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라에서 2013년도 1월에 관련 법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이,미용업소 옥외 가격 표시제이다.(공중위생관리법 제 4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7조의 규정에 의하여공중위생영업자 중 이,미용업소는 옥외에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거의 안지켜진다. 때문에 여기에서 고객이 원하는 정보와 뷰티샵의 입장간의 충돌이 발생한다. 

서비스 품질 

뷰티 서비스 품질은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굉장히 주관적이며, 때로는 미용사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 때문에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머릿결이 심각하게 상한 여성이 펌을 하려고 한다. 미용사는 트리트먼트를 추가하라고 권하지만 고객은 가격적인 이유로 이를 거부한다. 시술을 했다. 그런데 머리가 개털이 되었다. 고객은 화가 났다.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는 당연히 낮을 것이다. 하지만 트리트먼트를 추가했다면 서비스 만족도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서비스 품질이란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 리뷰, 평점과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지만, A란 사람이 10점이라 했다고 해서 나에게도 10점짜리 서비스란 보장이 없는 것이 뷰티 서비스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예약기반의 O2O 서비스가 생겨나도 고객을 모집하고 시장을 장악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제해결을 위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계속 탐구하고, 미용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미용업계와 IT업계가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가면 분명 언젠가는 서비스가 흥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 



[참고 자료]


*미용법 

http://oneclick.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512&ccfNo=5&cciNo=1&cnpClsNo=3



*옥외 가격 표시제

http://new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ws&sm=tab_jum&ie=utf8&query=%EB%AF%B8%EC%9A%A9%EC%8B%A4+%EC%98%A5%EC%99%B8%EA%B0%80%EA%B2%A9


*Image source http://techcrunch.com/2015/10/09/nea-backs-on-demand-beauty-business-glamsquad-in-15-million-serie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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