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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2편] 뉴욕의 예술과 공원으로 영혼 채우기

자본주의가 채워주는 몸과 마음의 행복

by 플린


뉴욕에 간 친구들에게 뭐하고 왔냐고 물어보면 은근 비슷한 듯 다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재즈의 도시답게 재즈바를 가거나,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미술/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MoMA, MET, 구겐하임 등의 미술관을 필수로 간다. 커피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브루클린의 로컬 카페나 양조장을 찾아가고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노호, 소호, 미트패킹스트릿, 디아먼트 디스트릿 등에서 다양한 브랜드샵들을 돌아본다.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도 뉴욕이 좋을까 싶겠지만, 공원에 누워있거나 허드슨강가를 걷거나 바다를 가르는 페리를 타면 숨통이 트이는 기분까지도 느낄 수 있는 곳이 뉴욕이다.

심지어, 물가가 비싸긴 해도 지구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다 뉴욕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에 한 열흘정도 가면 이런 다양한 것들을 찍먹해볼 수는 정도의 일정은 된다. 그렇게 찍먹만 하다보니 돌아서면 늘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십상이다. 앞으로 2편과 3편에서는 그런 아쉬운 마음을 한껏 담아 뉴욕에서 먹고, 보고, 걸었던 순간들을 남겨보려 한다.




1편

- 출발 전에

- 대중교통편

- 2025년 기준, 뉴욕의 쇼핑브랜드

- 브로드웨이 뮤지컬


2편

- 미술관과 써밋 전망대

- 1일 1공원하기


3편

- 피자와 타코 그리고 포터하우스 스테이크!

- 유명한 카페와 베이글

- 맨하튼과 브루클린 거리와 사진 명소



미술관과

써밋 전망대


MoMA

뉴욕하면 빼놓을 수 없는 미술관이 있다. 바로 MoMA와 MET. MoMA는 The Museum of Modern Art의 약자인데, "뉴욕 현대미술관"처럼 긴 full name보다 어느새부턴가 모마(MoMA)라는 말이 더 흔하게 불린다.

MoMA는 작품전시 뿐만 아니라 design store를 방문하는 재미도 있다. 흔히들 사용성보다 디자인에 충실한 제품을 '예쁜 쓰레기' 라고 하지만, 모마 디자인 스토어에는 사용성까지도 좋은 갖고 싶은 제품이 가득하다.

Tip : 현대카드가 있따면 동반 1인까지 입장료가 무료!!


그리고 MoMA에 가면 꼭 봐야하는 필수 작품 몇가지를 적어본다. (지극히 개인적인 점 참고)

(1) 고흐 -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밤하늘의 소용돌이치는 별들”로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

(2) 살바도르 달리 - 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nory)

녹아내린 시계들이 시간의 유동성과 무의식 세계를 상징하는 초현실주의 대표작.

(3) 앤디워홀 - 켐벨 수프 캔 (Campbell's Soup Cans)

팝아트의 아이콘적인 작품

(4) 앙리 마티스 - The Red Studio

붉은색이 가득 채워진 작업실이 멀리서도 눈에 띄는 작품. 마티스의 다양한 작품들이 그림 속에 있다.

(5) 샤갈 - 나와 마을 (I and the Village)

몽환적인 색조와 기호들이 조합된 민화적 감성을 담은 큐비스트 회화. 괜시리 행복해지는 그림이다.

(6) 잭슨폴록 - One : Number 31.

액션페인팅. 의자에 앉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을 떼기가 쉽지 않다.

고흐 - 별이 빛나는 밤에
캠벨 수프 캔
샤걀의 I and Village
잭슨폴록 - Number 31.



MET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MET'으로 불린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외관도 멋있는데, 내부도 14년전과 달리 많이 바뀌어 있었다.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다시 찾은 나로써 반가운 일이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상징같은 전시는 바로 이집트관에 있는 '템플 오브 덴두르(Temple of Dendur)' 인데, 현재 조명공사로 접근이 안되는 상태였다. 멀리서나마 그 형상을 볼 수 있는 정도... 기원전 15년경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시기에 지어진 사원으로 14년전엔 그 앞에서 사진도 찍고 지나가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안에는 볼 수 없는게 아쉬웠다. 이집트관 다음으로는 2층에 있는 유럽(19~20세기)전시관에 유명한 작품이 많다. 가장 유명한건 바로 고흐의 초상화. 이 작품 앞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MET의 옥상은 주기적으로 특별 전시를 한다. 14년전에 갔을 때는 Big Bamboo(대나무) 설치전시가 매력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인상적인 전시가 없는게 아쉬웠지만 옥상에서 보는 뉴욕 전경은 그림만큼 멋있으니 꼭 올라가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유명하지 않지만 유럽의 보석과 그릇들의 전시들도 화려하고 예뻐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으니, 여기도 놓치지 말기를. 사실 시간만 되면 MET은 모든 전시관을 훑어보는걸 강력 추천한다.

Tip : 여기는 현대백화점앱이 있으면 MET Pass로 무료 입장이 가능!

템플 오브 덴두르 공사현장
반고흐 초상화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멋있는 옥상 공간.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m)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물 자체가 예술이다. 외관도 내부도 나선형으로 된 건물을 위아래로 훑어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전시관도 나선형을 따라 올라가면서 천천히 볼 수 있는 동선이라 정상을 향해 걸어가는 것도 마음을 들뜨게 한다. 구겐하임 뉴욕은 칸딘스키, 몬드리안, 피카소, 폴 클레 등 추상미술, 현대미술이 중심이고 정기적으로 기획전을 한다. 이번에 갔을 때는 2025년 8월 말에는 Rashid Johnson 이라는 포스트-블랙 미술의 대표주자의 전시가 있었다. 뉴욕에 산다면 기획전 바뀔 때마다 가보고 싶은 미술관이다.

Rashid Johnson의 대표작.
나의 최애 화가 에곤실레의 장인어른 초상화


에스티로더 가문이 소유한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

우리 모두는 노이에 갤러리에 'The Woman in Gold'를 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림트의 이 작품은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작품. 이 작품만 보고 나와도 아깝지 않을만큼의 너무 벅찬 그림이었다. 클림트 외 에도 오스트리아 화가들의 작품이 많다. 나의 최애 에곤실레코코슈카의 그림도 있고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가구, 의자들도 보는 재미가 있다. 노이에 갤러리는 화장품으로 유명한 '에스티로더' 가문이 2001년 세운 미술관이다. 다만, 노이에 갤러리는 내부 촬영이 안되니 참고하길.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로더 여사의 둘째 아들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로널드 로더(Ronald S. Lauder)와 미술품 딜러이면서 전시 기획자인 세르주 사바스키(Serge Sabarsky, 1912~1996)는 오랜 시간 미술관 설립을 구상했다. 사바스키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회화 및 디자인 전문 갤러리를 운영한 적이 있고, 로더는 어려서부터 에곤 실레의 드로잉을 수집하는 등 독일과 오스트리아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공동의 관심사 덕에 둘은 자연스럽게 우정을 쌓았다. 이후 20세기 초반의 독일 및 오스트리아 전문 미술관 건립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미술관 개관을 준비하던 중 사바스키가 1996년 세상을 떠났다. 노이에 갤러리는 2001년 문을 열었다. 20세기 초 뉴욕의 유지였던 윌리엄 스타 밀러(William Starr Miller, 1856~1953)가 살던 저택을 전시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밀러는 뉴욕의 기업가이자 부동산 전문가였다. 로더는 사바스키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1층에 카페 사바스키(Cafe Sabarsky)를 열었다. 미술기 개관 초기에는 에스티 로더가 직접 관리했지만, 이후엔 로널드 로더가 운영했다.


집인줄 알고 지나칠뻔한 노이에 갤러리
노이에 갤러리 안의 사바스키 카페.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노이에 갤러리는 기프트샵도 멋지다.
자칫 지나칠 수 있는 노이에 갤러리 정문.


뉴욕의 전망대

써밋 (SUMMIT One)

뉴욕에는 뉴욕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럿있다. 그 중에 SUMMIT One Vanderbilt (써밋 원 밴더빌트)은 2021년 10월에 오픈한 가장 최신의 전망대다. '뉴욕' 하면 떠오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Empire State Building)이나 록펠러 센터의 Top of the Rock의 전망대도 뉴욕의 역사와 유명세에 따라 한번쯤 가보면 좋을 것 같지만, 미래적인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써밋 전망대를 추천해본다. 다만 써밋은 공간 특성상 야경보다 낮에 가는게 사진은 더 이쁘게 나오니 참고할 것. 야경은 눈으로 담고 낮은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써밋은 체험형 전망대로 엘레베이터를 탈때부터 거울과 sound로 우주에 날라가는 느낌을 준다. 그렇게 91층에 도착하면 바닥부터 벽면까지 모두 거울과 통유리로 되어 있는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바닥에서 내 모습이 비쳐서 치마를 입고 가지 말라는 블로그글을 많이 봤는데, 긴치마를 입고 갔던 나로써는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고, 치마를 입고 입장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입장이 안되는건 아니나, 스스로 조심하고 싶다면 바지를 입고 갈 것을 권한다.


91층 안으로 더 들어가면 'Clouds' 라는 거대한 은색 풍선(헬륨이 아니라 가볍게 떠 있는 대형 공)들이 실내 공간을 떠다니며, 방문객들이 직접 만지고, 사진 찍고, 그 속을 걸어다닐 수 있게 만든 공간이 나타난다. 색색깔의 조명아래 풍선을 던지며 노는 재미도 있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몽환적이면서 멋진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1일 1공원 하기

뉴욕은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 뿐만 아니라 공원도 많다. 빌딩숲 사이에 진짜 숲같은 센트럴파크하며, 도서관 앞에 도서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책도 읽고 노트북도 하는 브라이언트 파크와 뉴욕대학교 앞에 대학생들이 즐겨찾는 워싱턴 스퀘어 공원. 그 외 유니언 스퀘어, 톰킨스 스퀘어까지 10일간 매일 공원과 잔디광장만 가도 모자랄만큼 공원이 잘 되어 있다.


뉴욕의 도심 속 오아시스,

센트럴 파크

센트럴파크는 서울 올림픽공원의 2배 정도 크기라고 한다. 센트럴파크 남쪽 입구에서 중간까지 가는데도 한참을 걸어갔던 기억이다. 센트럴파크 안에는 벤치도 많고, 잔디밭도 넓어서 누구나 돗자리만 가지고 가면 나무 밑에 편하게 앉아 뭐든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자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쪽은 조깅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아침이고 낮이고 시간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달리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여유가 있다면 하루 정도 센트럴 파크에서 조깅하고 벤치나 돗자리에 앉아 뉴욕의 베이글을 먹으면 어떨까.

더 레이크(The Lake) - 보트를 탈 수 있다.
베데스다 테라스 & 분수


나의 최애 공원,

브라이언트파크(Bryant Park)

뉴욕에서 가장 먼저 가본 곳이 브라이언트파크였다. 뉴욕 공립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공원으로 이렇게 벤치아 테이블이 많고 체스나 탁구도 할 수 있고, 어린이들이 놀거나 책을 볼 수 있는 미니 도서관도 있고, 예쁜 카페도 있는 공원.

공원에 앉아 있으면 높은 빌딩이 공원을 감싸고 있는 기분에 아늑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공원임에도 공원의 왼쪽, 오른쪽, 앞쪽, 뒤쪽, 중앙 모두 각각의 분위기와 컨셉이 다르다는게 매력적이다. 뉴욕에 가면 가장 먼저 추천해주고 싶은 곳으로 바로 앞 whole food market에서 간단한 음식을 사서 공원에서 먹고 쉼을 가져보는건 어떨지.

브라이언트 공원 끝에 뉴욕 공립 도서관이 있으니 여기도 꼭 들려보자.


브루클린의 명소,

도미노 파크 (Domino Park)

도미노파크는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에 있는 공원으로 여기서 보는 허드슨강과 뉴욕의 건물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의 전경이 매력적인 공원이다.


도미노 공원 바로 앞의 브루어리,

Other half brewing domino park (아더 하프 브루잉 도미노 파크)

도미노 파크를 가려다 우연히 들린 맥주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기는 로컬 핫플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양조맥주의 종류도 많고 가게 직원들의 모습이나 태도도 너무 쿨했고 맥주도 당연히 너무 맛있었다. 이 맥주집을 다시 한번 가기 위해 브루클린에 꼭 다시 가보고 싶을 만큼 좋았던 공간. 특히나 도미노 공원 바로 앞이라 맥주집 야외 테이블에서 마시면 허드슨강과 도미노파크를 보며 마실 수 있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간다면 꼭 한번 들려보길.

ㄱㅗ


이 외에도 워싱턴 스퀘어 공원. 그 외 유니언 스퀘어, 톰킨스 스퀘어도 꼭 들려보면 좋을만한 공원이다. 뉴욕에 뮤지컬도 좋고 미술관도 좋지만, 서울의 서울숲, 올림픽공원과 또 다른 느낌의 - 편안하고 아름답고 자유로우며 누구나 평등한 공간이 되는 공원들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todo list도 꼭 넣기를 추천해본다.


다음편에는 물가가 비싼 뉴욕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었던 음식과 최고급 음식 그리고 걷기만 해도 좋을 만한 명소들을 소개해보려한다. 뉴욕의 곳곳은 하나씩 다 소개하면 정말 책한권을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 을 주제로 한 책들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많은 이유를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다녀온지 보름밖에 안됐는데 벌써 아련해지는 뉴욕. 부디 이런 뉴욕의 문화와 모습이 오래오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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