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나에게 돌아오는 중이다.
아들이 돌아와 한 달 남짓 머무는 동안,
규칙적이었던 나의 일상엔 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모래성처럼 흐트러졌다.
그동안 규칙적으로 써오던 밴댕이 시리즈도,
'하버드를 나와도 흔들리던 아이들'의 연재도
그렇게 조용히 멈춰버렸다.
이제 아들이 떠난 지 겨우 열흘 남짓.
이제야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제자리로 돌아가려 애쓰는 시간이다.
무엇을 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1월의 마지막날이 되어 있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훅, 하고 지나가 버린다.
예전엔 몰랐다.
이 속도가 내쪽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키울 때는
그저 아이들만 자라는 줄 알았다.
나도 그 앞에서
나이를 건너고 있다는 것을
한 번도 떠올리지 못했다.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지금,
나는 어느새
중년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하나 둘 나오던 하얀 머리는
어느새 반을 차지해 버렸고,
어느 순간 사진을 찍기를 피하는 내 모습이
문득,
엄마를 닮아 있었다.
새해에 적어두었던
'올해 이루고 싶은 것들'을
한 달이 지나 돌아보며 묻는다.
과연 나는,
그 소망들 곁에 제대로 서 있었을까.
아이들이 떠나고 맞이하는 2월.
내가 세운 계획들이
벽에 걸린 달력의 남은 칸처럼
조금씩이라도 나를 향해 다가오기를 바라며,
2월의 끝자락에는
웃으며 이 글을 올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올 한 해,
매달 다가오는 끝자락에서
나를 한 번쯤은 불러 세워
"그래도 잘 왔어."하고,
웃으며 나 스스로에게 칭찬해 줄 수 있기를.
그래서 나는,
다음 달의 끝자락에서도
조금은
어제의 나보다,
조금은 더 나로 서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