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거래소 기습 상장폐지

코인 25종 유의 종목 지정, 5종의 원화마켓 페어 제거

코인 25종 유의 종목 지정, 5종의 원화마켓 페어 제거


2021년 6월 11일 17시 30분은 아마 한국에서 코인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잊기 힘든 시간이 될 듯하다.






거래소의 코인 정리 작업, 과거엔 이런 일이 없었나?


과거에도 업비트의 유의 종목 지정과 상장 폐지는 약 2~3개월 주기로 있었다.

그러나 이전의 대규모 상장폐지의 경우 6~8종 사이에서 이뤄졌으며 상장 폐지 이전에 심각한 이슈가 발견이 되어 문제가 많았던 코인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20년 2월 28일, 10월 23일의 17종 유의 지정이 규모가 큰 유의 종목 지정이었다.


이번처럼 30종의 코인을 한 번에 정리한 일은 이례적이다.


하필이면 작년 말~올해 초에 걸친 투자 광풍이 한차례 지나간 뒤에 발표된 유의 종목 지정이라 더욱 주목되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코인 유의 종목 지정, 업비트 내부 기준이 뭐길래?


업비트는 어떤 기준으로 유의 종목 지정 될 코인을 정했을까.


업비트 퀴즈톡 소명 요청 메일
퀴즈톡은 업비트의 메일에 개선안을 제시하며 소명한 내용을 공개했다.


업비트 측에서 받은 메일로 확인 할 수 있는 유의 종목 지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개발활동 및 업데이트 부족

적은 온체인 보유자 수와 온체인 트랜잭션

유동성 (거래대금)


실제 이번에 유의 종목이 된 코인들 대부분이 개발 활동과 유동성이 부족한 코인이긴 하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거래소는 상장 당시에도 거래소 내부 기준을 통과시키기 어려워 보이는 코인을 일단 상장 시켰단 이야기가 된다.


이번에 유의 종목 지정 된 코인에 한 가지 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업비트에서만 거래되는 코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장할 때부터 개발활동 및 유동성에 문제가 있었고, 특정 거래소의 의존도가 높은 코인이라면 언제든지 이번 유의 지정 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꾸준한 발전을 보여주지 않아 업비트에게 유의 지정의 빌미를 제공한 코인 역시 거래소 못지않게 잘못은 있다.




거래 지원 종료, 왜 하필 지금인가?


코인의 가격이 상승해도, 하락해도 거래만 된다면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다. 바로 거래소이다.


업비트 거래소의 디마켓 코인 거래량
차트.png 디마켓 대부분의 거래량이 20년 말 ~ 21년 초에 몰려 있다.


상장될 때도 잡음이 있었고 업비트에서 거래되던 당시 자격 미달이었던 코인들도 있다. 근데 왜 하필 이 코인들이 이제 와서 한번에 그것도 30종이나 거래 지원 종료가 되었을까.


이번에 유의 지정 된 코인 대부분이 평소에 거래량이 부족하였다가 투자 광풍에 힘입어 5월까지 거래량이 몇 배, 많게는 수십 배씩 뛰었던 코인들이다.

코인 거래량이 많을 때 수수료로 이득을 챙기고 코인 거래량이 줄어드니 버리는 거래소의 행태는 “토사구팽”으로만 보인다.


거래소 역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거래소 측의 입장을 이야기 하기 위해 잠시 특금법을 언급하겠다.

특금법의 주요 골자는 “투자자의 보호”를 위해 “가상 자산거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거래소들은 원래 3월 25일까지, 유예기간을 얻은 지금은 9월 25일까지 실명계좌를 의무로 받고 특금법이 요구하는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거래소는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번 상장폐지를 진행했을 수도 있다. 업비트에서 6월 18일에 공개한 사유로 상장 폐지된 코인 중 코모도, 이그니스, 시스코인은 특금법에서 경계하는 “다크코인”인게 문제가 되었다고 밝혀 특금법을 의식한 상장 폐지임을 시사했다.


그렇다 해도 특금법의 기준을 맞추기 위한 일이라면, 특금법이 요구하는 “투자자의 보호”를 위해 유의종목 지정 기준을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유예 기간을 길게 주어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해야만 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되어 있거나 개발현황이 불안하고, 한국에서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최소한 김치 코인에 투자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손절 라인을 확실하게 정해 “물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코인마켓캡을 통해 거래소 상장 현황을 확인하고, 코인게코와 같은 커뮤니티로 개발 현황을 확인하며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


6월 16일, 법원에서 올해 3월에 기습 상장 폐지되었던 고머니2가 업비트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한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공시가 허위로 판명될 경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율적 코인 상장 폐지를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긴급한 상황’의 경우 사전 공지 없이 가상화폐 거래 지원을 종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여 역으로 투자자가 보호받기는 더 힘들어졌다.


법원이 거래소의 손을 들어주며 날치기 상장 폐지에서 투자자가 보호 받을 방법은 더욱 요원해 졌고, 거래소의 기습 상장 폐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마이너한 알트코인이 보여주는 변동률은 매혹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명한 투자는 단순히 높은 수익률에 혹하여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을 보고 투자 하는데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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