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구조화의 힘
건설에서 BIM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도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더 자주 이 질문을 하게 됩니다. “BIM을 잘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그 답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BIM이전에 데이터가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COST-BIM은 단순히 형상 모델링이 아닙니다. 수천 건의 내역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 산출해 내고 이를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협력사와 계약을 체결하며, 착공과 시공, 준공 후를 추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역과 객체의 연결입니다. 하나의 내역이 수많은 모델 객체와 연결되고 각 객체는 코드로 식별되어야 합니다. 이 코드는 ‘구조화된 의미’를 가져야 합니다. 쉽게 말해 모든 내역의 코드 기반 매핑(mapping)이 필수가 됩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원하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추출하고 필요에 따라 재구성하고 RE-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BIM의 본질은 형상이 아니다. "데이터 구조다"
BIM을 단지 3D모델이라고 생각하면 형상에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형상 뒤에 있는 정보 구조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객체를 나눴는가, 수량은 어떤 로직으로 묶였는가, 내역은 어떤 규칙으로 연결되는가, 그 연결은 변경 시 자동으로 반응하는가. 이것이 바로 ‘데이터 디자인’의 영역입니다.
디자인되지 않은 데이터는 아무리 정교한 모델이라도 결국 단편적인 이미지에 불과합니다. 수많은 역사적 건축물들의 BIM데이터들이 축적되지 않고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현상은 많은 걸 생각해보게 합니다.
COST-BIM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겁니다. "한번 잘 짜인 데이터는 처음 설계한 목적을 넘어 전혀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 단순한 물량 산출을 위해 객체를 분류했지만, 그 데이터 구조화 덕분에 모델오류 자동화 검증, 샵드로잉 일람비교, 이종 산출 플랫폼 간 호환, 원가 시뮬레이션, 동일 공정간 생산성 비교, 물량예측, AI기반 학습과 추론까지도 자연스럽게 연동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모델을 잘 만든 결과’가 아니라 "데이터를 잘 디자인한 결과"입니다.
많은 조직이 BIM을 시작하면서 형상부터 만들고 나중에 데이터를 붙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데이터가 구조화되지 않고 모델은 쓰임 없이 쌓이게 되어 결국 일회용 BIM이 돼버립니다. 그 반대로 가야 합니다.
먼저 데이터 구조를 설계하고 그 구조에 맞춰 모델을 쌓아야 합니다. 이것이 COST BIM의 기반이며 단순 보고용 BIM이 아닌 실행 가능한 BIM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BIM의 미래는 자동화 >> AI >> 미래 예측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 미래는 구조화된 데이터 없이 결코 도달할 수 없습니다.
형상이 아닌 의미,
모델링이 아닌 구조,
도식이 아닌 설계,
우리가 진짜 디자인해야 하는 건 보이는 모델이 아니라 그 모델을 움직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구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