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BIM 물량산출, 4가지 혁신

결코 쉽지 않은 변화,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by 딱요만

BIM기반 실행물량산출

건설에서 물량산출은 대개 단순한 계산만 하는 외주 용역사의 영역으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산출물은 예산, 품질, 공정, 조직 운영 전반의 기준이 됩니다. 단 하나의 기준층 산출이 수백, 수천 세대에 걸쳐 반복되는 공동주택 구조에서는 수량이 곧 품질이고 전략이며 통제요소가 됩니다. 반복성과 표준화가 높은 구조에서는 물량산출의 정확성이 프로젝트 전체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결정짓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물량산출이 예산 편성, 외주 계약, 자재 발주, 외주 정산, 도급 증액, 원가 계산 등 거의 모든 건설 업무의 출발점이며,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이 필요한 구조라는 것입니다. 수량은 단순한 입력값이 아니라 비용과 계약, 실행과 정산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언제나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직시하는 데 있습니다. 물량산출은 일상적 행위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 상당한 전략적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토공, 골조 마감공사 물량산출에 적용되는 BIM]

공동주택 공사비 구조와 코스트 BIM의 적용 타당성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공동주택에서 건축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정도입니다. 대략적으로 토공 및 흙막이 6~8%, 골조 30%, 마감 25% 수준, 기계전기 15% 정도입니다. 이러한 정형화된 비율은 구조화와 예측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며 실행 물량산출 중심의 코스트 BIM이 가장 큰 실효를 가질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동주택은 비정형 구조가 아닌 반복형 구조로서 대형건설사별로 1만 5천~2만 세대 단위로 공급되는 규모의 경제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량의 정확성은 곧 수익의 예측 가능성, 품질의 일관성, 리스크 통제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BIM기반 실행 물량산출이 만드는 혁신

첫째, 검증 가능한 산출 구조입니다. 기존 2D 기반 산출은 협력사의 결과물을 상당수 그대로 믿고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BIM 기반 산출은 수천만건의 데이터를 손쉽게 검증할 수 있게 합니다. 누구나 검토 가능하고, 시각적으로 추적이 용이합니다. 이는 투명성 리스크를 줄이고 예산과 자재 운영의 신뢰성을 높입니다.


둘째, 가상시공에 따른 도면 오류 사전 검출 구조입니다. BIM 기반 산출을 위해 설계도면을 해석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에서 누락, 충돌, 중복을 자연스럽게 검출됩니다. 이는 단순한 오류 제거를 넘어,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공사 리스크를 사전에 제어하는 기능을 합니다.


셋째, 디지털화에 따른 품질기준의 표준화 구조입니다. 물량을 정확히 산출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기준이 정해져야 하며, 이 기준은 곧 시공 기준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기준은 결국 '보이지 않는 품질보증서'로 작동하며, 시공 이후에도 책임과 품질을 입증하는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조직 전체의 예산 운영 효율성 향상입니다. BIM 기반 산출은 조직 간 의사소통 효율화하고 투명화하여, 단가-공정-정산의 연계성을 강화시킵니다. 이는 예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관리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낭비도 부족도 없는 최적 예산을 편성하게 하고 이를 통해 전체 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적용 전략은 어떻게 할 것인가

BIM기반 실행물량산출은 전 공정에 일괄적용보다는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며 효과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공종 선택을 넘어 적용 프로그램의 선정, 시스템 구축 방식, 데이터 구조의 설계, 조직과 인력의 구성, 기존 업무 프로세스와의 융합 방식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토공사, 골조공사, 마감공사 모두 원가 운영의 효율화, 도면의 사전 검토, 공사비 변동성 최소화, 현장 실무 지원 등의 같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적용 전략은 각 공정의 특성에 따라 미묘하게 다릅니다.


설계도면의 완성도 및 반복되는 변경의 빈도, 핵심 인력의 참여 시점, 현장 인원의 투입 추세, 발주와 정산의 긴급성 등은 각 공종마다 다르게 작용하며, 이에 따라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기존 시스템과의 충돌, 결코 쉽지 않은 변화

기존 건설사의 업무 프로세스는 철저히 2D 도면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문서, 발주, 검토, 정산까지 모든 단계가 2D도면과 엑셀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BIM 중심 물량산출을 적용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업무 문화와 조직 설계 전체를 건드리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저항은 불가피합니다. 특히 기존 견적 조직이 아닌, 혁신 조직이 업무를 주도할 경우 조직 간 역할 충돌과 책임 분산이 발생합니다.

또한 협력사 생태계 역시 2D 기반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 BIM 중심의 정밀 산출은 낯설고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하물며 현장에서 산출과 발주를 담당하는 구조를 가진 건설사의 경우, 본사 주도의 BIM 산출체계의 적용은 매우 높은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리더십

이러한 저항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전략, 시스템보다 의지가 필요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강력한 탑다운 리더십”입니다. 이 과제는 하나의 부서나 팀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경영진이 BIM기반 실행물량산출을 전사 전략의 우선순위로 명확히 선언하고, 조직 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분배하며, 협력 생태계와의 소통까지 포함한 구조적 RE-디자인을 추진해야만 합니다.


변화는 아래에서 시작되기보다 위에서 설계되고 밀어붙여질 때 비로소 실행력을 갖습니다. 가장 현명한 전략은 현실을 직시하고, 실천 가능한 기준을 세우며, 실행을 통해 정당성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건설의 언어

물량산출은 더 이상 단순한 수계산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준이며, 신뢰이며, 품질이며, 결국 조직의 전략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명확한 디지털 품질보증, 반복과 정밀의 언어로 기록된 책임의 구조, 이것이 실행 물량산출 기반 COST BIM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건설의 언어입니다. 지금의 변화는 어렵고 복잡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방향이며,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도구가 아니라 의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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