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도착하고 나서, 내가 갔던 곳을 다시금 다녀오려고 마음을 먹었다. 나의 추억의 조각들이 녹아져 있는곳들말이다. 일단 집에서 가까운 곳들을 걸어 다녔다. 익숙한 길앞에 내가 서있다보니, 몇년전 일이였지만, 엇그제 기억처럼 생생하게 나의 20대의 모습들과 추억들이 오버랩 되었고, 돌아 다니면서 문득 내가 20대때 다녔던 곳들의 발자취를 내가 쫓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 여기서 내가 일했을때, 일 끝나고 자라랑 H&M을 갔었지... 그때는 그랬었지..' 라는 생각과 연관된 추억들이 나를 애워쌌다. 그때의 추억의 조각 때문에, 도장 깨기처럼 내가 갔던 곳들을 다 다녀와야지 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나의 체력과 에너지는 그때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현실을 동시에 확인했다.
내가 갔던 길들의 일부를 걸어 다니면서, 문득 과거에는 어떻게 하루종일 돌아다닐수 있었지, 어떻게 무슨 배짱과 용기로 혼자 돌아다녔지 싶기도 했다. 동시에 그사이 나도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전에는 새로운것들이 좋아서, 뉴욕에 무슨 축제나, 행사가 열린다고 하면, 하루에 두세군데를 돌기도하고, 하루종일 걸어다녔는데, 이제는 내가 그런 새로운 것이 순간적이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이제는 따로 그런 행사에도 관심이 없는 나를 발견한다.
같은 장소에 서있지만, 4년이 지금 나는 내 스스로가 어떤면이 달라졌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 과거의 내가, 새롭고, 신나는 것을 반짝이는것을 찾아 토요일마다 맨하탄을 배회했더라면, 이제는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나의 주어진 시간과 체력을 지혜롭게 분배하는법을 배운것 같다. 또 그전에는 어떻게든 내가 하루만에 다 할 수 있다는 자만과 오만으로 다녔다면 이제는, 힘을 빼는 법을 배운것 같다. 뭐에 더 집중을 해야하는지를 터득했다. 아무리 가고 싶은곳이 많더라도, 오늘이 아니면 나중에 또 가면되지 라고 하루의 일정을 조율하고, 나를 너무 몰아 부치지 않는 배웠다. 이렇게 같은 장소에서 나의 과거의 모습을 통해 내가 멈춰있는것이 아니고 성장을 해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나는 계속해서, 이 곳에서 나의 흩어진 나의 과거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내가 잊고 있던 열정과 호기심을 찾아 나가고 동시에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확인해 나갈예정이다. 나의 모습과 내가 이곳에 온 이유 사이에서 적당히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