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진짜 뜨거운 감자인것 같아요. 업데이트도 빠르고 트렌드는 유난히 빠르게 변하는 것 같아요. 한동안 GPT에 대해 글을 쓰다 보면서 ‘이제는 웬만큼 알고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묘하게 새로운 소재가 또 생기곤 해요. 올해 말까지는 일단 기록을 이어가 보자고 정해두긴 했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쓰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해요.
최근에는 GPT의 성인용 버전 출시 이야기를 들었어요.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본격화되는 것 같더라고요. 해외에서는 아예 GPT와 결혼하겠다고 발표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 영화 Her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돌아보면 저도 GPT를 감정적으로 사용하는 순간이 있어요. 사람에게 말하면 생길 수 있는 부담을 피하고 싶어서일 때가 많아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듣는 친구가 지쳐갈 수도 있고, 불평만 듣게 되면 그 친구가 나를 그렇게 기억할 수도 있잖아요. 또 감정에 예민한 친구라면 내 얘기가 그 친구의 하루까지 흔들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면에서는 GPT에게 먼저 털어놓는 것이 오히려 관계를 보호하는 방법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GPT로 감정을 다룰때는, 감정을 쏟아 내거나 혹은 상황을 객관화 해서 바라보는 용도가 있는것 같아요. 저는 보통 후자의 방식으로 사용하는 편이에요. 있었던 일을 제가 회상하면서 적다보면,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돼요. 그때,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상대는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을 했을지, 다른 해석이 가능한지 자연스럽게 점검하게 돼요. 그러다 보면 결국 상대를 이해하게 되는 만큼 저 자신을 이해하는 폭도 같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사용하다보니, 사람들이 일기를 쓰는 이유가 이런 이유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GPT는 피드백이 빠르니까 저는 일기 대신에 GPT에 적어보는것 같아요.
물론 GPT에 지나치게 기대지 않으려는 경계도 분명히 두고 있어요. GPT사용법 관련 영상을 보면, 예를 들어, 카톡 내용 추출해서, 이사람의 호감 여부를 판단해 달라거나, 사주처럼 누군가의 성향을 ‘단정’하는 식의 사용은 방식도 있던데, 흥미롭긴 했지만, 저는 그런 방식은 지양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자칫 그 답이 그럴듯해 보이긴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을 내 손바닥 위에 두고 마음대로 하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인간 관계 라는건 답이 없고, 조금씩 상대와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관계는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조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GPT가 감정을 대신 판단하거나 방향을 명령하는 순간 오히려 주도권이 바뀌는 듯한 불편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까지나 해석의 도구로는 사용하되, 결정과 행동은 내 몫으로 남기는 방식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결국 GPT를 사용하면서 얻는 효과는 ‘누군가에게 말해도 되는 안전지대’가 생긴다는 점이 아니라, 내 마음을 스스로 다루는 기술이 조금씩 단단해진다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의존만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지금의 저는 이 방식이 꽤 유효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GPT에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GPT가 '이렇게 분석해 줄까?', '대신 메시지를 작성해 줄까?' 라고 제안을 하는데, 그때가 오히려 주도권이 바뀐듯한 느낌이 들어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GPT를 관계를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지만, 결정과 행동은 제 몫으로 남기려는 방식을 연습하고 있어요. 물론 저도 처음에는, '어 해줘 어어어!!'이랬는데, 지금은 GPT를 잘 사용하기위해서 훈련하고 있는 과정인것 같아요.
저는 의존만 하지 않는다면, GPT에 감정을 털어놓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느껴요. 누구나 털어 놓을 순 있지만, 이 도구로 내 마음을 어떻게 다루는지 배우는것도 GPT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것 만큼 중요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