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래 배우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다.
퇴근하고 책을 읽다가 도종환 시인의 글을 인용한 대목을 보고 문득 내 미래의 배우자를 상상해 보았다.
'특별한 사랑은 특별한 사람을 만나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보통의 사람을 만나 그를 특별히 사랑하면 이루어지는 것을..
-도종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나는 20대 초중반에는 드라마에 나올법한 남성이 내 남편이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어디선가 나타나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고,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이상향에 가까운 남편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20대 후반부터는 드라마나 연애소설 같은 상상의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 또한 남녀가 만나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데 필요한 것이 비단 물질적이거나 표면적인 조건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며 만나고 싶은 배우자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성실하고 나랑 가치관이 잘 맞는 사람이면 될 것 같다. 퇴근하고 밥 먹으면서 하루 일과를 편하게 이야기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같이 헤쳐나갈 수 있고, 아이가 생겼을 때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
예전에도 도종환 시인의 유명한 구절을 읽었는데 그때는 그냥 유명한 명언 중 하나로 치부하고 말았지만 지금은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콕콕 박힌다. 비현실적으로 만나 첫 반해 특별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특별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물론 진짜로 드라마 같은 인연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꿈꾸는 결혼생활은 나와 함께 있는 기억을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 둘 만의 특별한 인생을 그려가는 삶이다. 언젠가는 나만의 이상형을 만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