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쓰고, 책이 되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어쩔 수 없는 빵순이입니다.
빵순이는 빵순이를 알아본다고 하지요. 이제는 빵순이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작가님들이 빵모임에 들어오라 하셨습니다. 막차를 타고 마지막 멤버로 합류했지요.
처음엔 낯설었던 빵 글쓰기.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게 빵 이야기는 참으로 무궁무진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았을 뿐이지, 켜켜이 쌓인 먼지를 걷어내니 제 삶 여기저기에 늘 빵이 있었습니다. 즐겁게 숙제하듯 빵 글을 썼고, 작가님들의 빵 글을 읽었습니다. 우리의 빵 글은 이제 책이 되어 서점 매대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예약 판매 기간이 지나고 일반 판매로 넘어가더니, 어제 오후부터 오프라인 서점에 깔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한파를 뚫고 아들과 함께 근처 대형서점으로 향했어요. 시 에세이 신간 코너에 놓여 있는 우리들의 책을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우리들의 고군분투와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네 계절이 바뀌는 동안 함께 글을 썼고, 글을 통해 이어진 관계는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어떻게든 각자의 몫을 해내려 애쓰는 작가님들이 참 좋았습니다.
매일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한결같지는 못했습니다. 글이 잘 써지는 날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노트북을 여는 일만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며 나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고,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에피소드를 하나씩 건져 올렸습니다. 그렇게 내 이야기들을 빵과 함께 풀어냈습니다. 빵순이의 수줍은 고백 같은 글들이었습니다. 빵 글을 쓰며 나는 조금 더 명료해졌고, 나에게 한결 다정해질 수 있었습니다.
2025년 어느 봄날, 빵순이 작가님들과 대전에서 만나 성심당에 줄을 섰습니다. 빵을 한가득 사서 먹고 있던 중, 갑자기 책을 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먹던 빵이 잠시 막히는 느낌이었지만, 이분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때의 품었던 바람은 하나였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책이었으면 좋겠다.'
술술 넘길 수 있는 책, 선물하고 싶은 책,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여졌지만요. 혼자였다면 여전히 부끄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글은 아직 부족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요. 하지만 이 책 안에는 작가님들과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애씀과 지나온 여름, 그 과정들은 결코 부끄러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서점에 놓여있던 책이 유난히 예뻐 보였습니다.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적어도 빵순이에게는 그러했습니다. 빵과 함께 인생의 굽이굽이를 버텨왔으니까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추억의 빵이 있으신가요? 우울할 때 문득 떠오르는 빵은요?
서평단이 되어 저희에게 책을 선물할 기회를 주세요. 책을 읽고 또 다른 빵순이, 빵돌이에게 건네주셔도 됩니다. 갓 구운 빵과 함께 선물하기 참 좋은 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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