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다 Apr 20. 2022

우열을 가리면 마음을 닫아요

초등 또래 공감학교 5회 차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간에 학업 성취도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시험을 보고 등수를 성적표에 기재하는 것을 멈춘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그것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고 결정적으론 등수를 나누는 것이 초등교육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관행이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기초 학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 사이의 학업 성취도에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그것은 마치 운전면허 시험 성적이 높다고 자랑하는 것처럼 정말 쓸데없는 행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단원평가와 같은 간단한 시험을 본 후에 득달같이 자기네들끼리 점수를 비교하고 우열을 가립니다. 점수가 높은 아이들은 자랑스러워하고 점수가 낮은 아이들은 열등감과 수치심에 시달립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교실에서 아이들끼리 스스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어른들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서열을 정하고 우열을 나누는 문화는 동심을 파고들 정도로 뿌리가 깊고 강고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깊은 열등감과 불안한 우월감을 만들어냅니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한 쌍으로 그 뿌리는 같습니다.

허약한 자존감의 반영이지요. 

오늘 또래 공감학교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순서를 정해 보는 놀이를 했습니다. 

말을 많이 하는 순서, 걱정이 많은 순서, 친구 부탁을 잘 들어주는 순서 등등을 알아보았습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꼭 장점은 아니고 말수가 적은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냥 그 순서대로 빙 둘러앉아서 서로 다른 성향을 마주합니다. 

친구와 내가 서로 다른 성향과 서로 다른 강점이 있다는 사실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우열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수평적인 순서는 아이들 사이에 다양하고 진솔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슬쩍 꺼내 이야기해 준 아이들이 고맙고 

서로 듣고 보듬어준 아이들이 예쁩니다.        


작가의 이전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