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오늘이네요^^
오랜만에 우리 식구들은
느지막이 아침을 함께하고,
오전엔 도서관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여유로운 토요일을 보내고 있답니다.
덕분에 늘 뒤치다꺼리하랴 바쁜 엄마인 저는
대낮에 내 책상에 앉아 글 쓰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일 년에 두 번 매번 돌아오는 명절은
늘 명치가 답답해지는 명절 증후군이 있어요.
결혼 첫해부터 지금까지
마음 편히 시댁 친정을 방문하는 날이 며칠인지
손에꼽힐 정도랍니다.
가장 큰 이유는
거리적으로 멀리 있는 시댁과 친정 덕분에
서울에 살 땐 기본 5-6시간
세종에 이사와선 기본 3-4시간을 차에서 보내고
사람 많은 휴게소에서 아이들 챙기고
차에선 신랑 졸음 운전할까 맘 졸이며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도착하면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이지요.
다행히 명절 음식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오가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팍팍되는 명절입니다.
예전에 비해 요즘 명절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도 우리 집은 그대로 같네요.
저도 명절에 한가한 서울에서 놀고,
해외여행도 가고 싶지만
그냥 저에겐 꿈같은 이야기지요^^;;
그렇게 결혼한 지 벌써 1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맘이 불편한 건 제가 예민한 걸까요?
모든 집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시댁에선 며느리가
아내집에선 사위가
편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행동도 말도 조심하게 되는데
눈치 보는(?) 그런 순간들이 더 피로를 가중시키는 것 같아요.
사실 누가 딱히 눈치를 주는 건 아니지만
며느리로서 사위로서
뭔가 실수하면 안 된다.라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전 만약, 만약
우리 아이들이 결혼하면
남들 다 바쁘게 오가고
힘들고 차 막히는 명절보단
그냥 평소에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아이들이 결혼을 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그냥 저의 바람..^^;;)
이 시기엔 엄마들이 만나면
명절이야기 하다가 자연스레
시댁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들어보면 각자 가정마다
크고 작은 이슈들이 늘 있고,
또 그렇지 않은 집도 있지요.
그런데 문득 궁금하더라고요
남자들도 서로 만나면 처갓집 이야기를 할까?
서로 관심 없겠지?
아니면 신경 쓸 거리에 해당되지 않는
이야깃거리일 수도 있겠다. 예상해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명절 증후군의 대상은
늘 며느리의 넋두리가 더 많이 들리는 것 같아요.
남자들도 속앓이 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말이죠.
며느리를 손님처럼 대우해주는
집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아요.
사위는 늘 귀한 손님인데 말이죠...?
아닌 집도 있겠지만 70% 이상은 며느리는 시댁일을 도와야 하고
남편은 밥상을 대접받죠. 전 이것도 사실 맘에 안 듭니다.
그냥 공평하게 집에서 밥 안 먹고 외식하면 좋겠어요.
철없는 생각인가? 싶어요.
제가 60대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지 무척이나 궁금한 부분입니다.
왜냐면 저는 비슷한 연배의 시댁, 친정 부모님이신데
두 가 정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 너무도 달라서
결혼하고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였어요.
왜? 이렇게 다르지?
그런데 그 왜?라는 물음표는
13년째 물음표예요.
그물음표의 답을 찾으려 하다
내 마음에 상처가 깊어질 것 같아서
그냥 묻고 따지기를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부사이가 틀어지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저희는 연애 7년 결혼 13년 동안
큰소리내고 싸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늘 문제가 생기고 삐걱대는 이유가
우리의 문제가 아닌
타인의 개입으로 생기는 것이라
너무 싫더라고요.
전 우리의 가정이 더 소중하기에
지혜롭게 방어하는(?) 법을
아직도 터득해 가는 중이랍니다.
명절전이라 할 말이 많아졌네요^^
내일 아이들과 시댁 친정으로
떠나는 날입니다.
심기일전해서 평화롭고 별 탈 없이 잘 다녀 오려해요.
읽고 싶은 책도 두어 권 챙기고
(읽을 시간은 없을 것 같지만 마음의 위안...^^)
마음에 준비도 해봅니다.
(설거지하려면 두 다리 두 팔 스트레칭필수.ㅎㅎ)
여러분도 해피 추석 보내시고 오세요.!
며느리, 사위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