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없는 명절
이번 추석은 친정에 먼저 오게 되었어요.
외동아들인 저희 아버지는 매년 차례를 지내셨는데
재작년부터 차례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셨답니다!
저희 집은 딸 셋이라 명절 전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 보니
친정집 음식준비는 엄마 아빠 두 분이서 하셔서
늘 맘 쓰였는데 아빠의 결정이 참 반가웠답니다.^^
가부장적인 우리 아버지가 변하신 만큼
아마 저희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시기에는 명절의 모습들이 더 많이 변하지 않을까 해요.
예전에 비해 사촌을 만나거나
나도 잘 모르는 집안 어른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명절 같지 않고 그냥 연휴 중에 하루 같은 그런 추석입니다.
시집가기 전엔 집에서
오징어튀김 새우튀김 고구마튀김 육전 산전 등등
음식 하는데만 하루반나절이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건 좋지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힘든 과정이었지요.
오순도순 음식 만들며 만든 추억이
그립긴 하지만 부모님들이 나이 드신 만큼
조금씩 간편해지는 명절이 저는 너무 반갑네요.
저희 아이들은 한 번도 명절음식 만드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다음엔 집에서 따로 음식 만드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려 해요.
저희 집은 늘 추석이건 설날이건 가족이 모이면 윷놀이를 한답니다.
윷놀이로 이긴 사람이 상금을 타면 그 돈으로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쏩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아들 딸 3대가 함께 즐기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작년엔 다 같이 볼링장에 가서 한 시간 넘게 놀다 왔지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도 가족들과 함께 즐길 거리가 있어야 자녀와 부모 간의 유대도 더 단단해지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차례를 안 하니 먹는 음식도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 먹거나 시켜 먹어요.
회도 먹고 고기도 먹고 치킨도 먹고
밥상에서 튀김을 찾아볼 수 없는 올해여서
어색했네요.
일 년에 두 번
명절마다 3-4시간 이동하며 친정 시댁에 오는 일이
고단하기는 하지만 손주들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뵈니
또 힘든 게 잊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명절에 나도 여행 가는 그날을 기대하며.. 긴긴 명절 안전하고 평화롭게 잘 보내고
복귀해야겠죠?!
장거리운전에 힘들었을 울 신랑도
이리저리 신경 쓰느라 바쁜 저도
서로서로 꼭 안아주며 수고했어~ 한마디 꼭 해준답니다.
가정의 평화가 별 것 없어요.
많이 표현해 주고 존중해 주고 고생하거나 수고한건 꼭 알아주고 인정해 주기!
오랜 연애 후 결혼하고 살아가는 동안에도 저희가 안 싸우고 잘 살아가는 꿀팁이랍니다.
남편. 아내. 마구마구 칭찬하고 인정하고 토닥여주세요.
평생 친구가 행복해야 나도 좋고
울아이들 표정도 늘 밝아지겠지요.
모든 엄마 아빠들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