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
Plastiras lake. 집에서 4시간 쯤 걸리는 곳으로 호수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호텔에서 3박 4일을 지내기로 했다.
푸른 하늘과 새하얀 눈이 중간중간 솟아오른 침엽수들의 푸릇함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던 첫째날.
둘째 날에는 보슬보슬 내리는 눈으로 안개 자욱한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중간에 잠깐 비친 해가 모노톤의 호수 풍경을 자아냈다.
셋째 날은 밤새 살포시 내린 눈이 마을 전체에 눈꽃을 피웠다. 어제와는 또다른 설경이다. 호수 풍경을 감상하면서 아침 식사를 하다가 포슬포슬 다시 내리기 시작한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자연은 참으로 지루하지 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미세한 차이들은 그 어떤 것들보다 우아하고 활기차다. 산 중턱에 위치한 호텔에서 내리고 쌓이는 눈과 함께 하는 ‘머묾’은 눈 때문에 갇혔다는 생각 보다 오히려 뻥 뚫린 상쾌함과 자유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