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comingsoo Mar 25. 2022

페라호라&루트라키

여행

생일을 핑계 삼아 1박 2일로 가까운 여행을 떠났다. 이른 아침에 도착하여 페라호라(Perachora)의 불랴그메니(Vouliagmeni) 호수를 찾았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호숫가에 작은 교회는 호수의 우아함과 잘 어울렸다. 물결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서 있으니 산에 둘러 싸인 호수와 그 온 생명들이 나를 통과하는 느낌이다.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호수 가까이에 위치한 헤라이온(Heraion)에 가 보았다. 헤라 여신을 모시던 성소 유적지이다. 기원전 6세기 정도에 지어진 이 곳은 고린도 만 끝에 위치해 있으며 반원 형태로 패인 해안선과 절벽이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래된 유적지보다 더 오래된 자연이 오래전 그 때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 그들은 얼마나 열심히 이곳에서 제의를 했을지, 그리고 그 때의 이 곳은 또 얼마나 생기가 넘쳤을지.

오래된 유적지보다 더 오래된, 하지만 여전히, 날마다 새로운 자연 앞에 서 있다. 바위 끝에서 투명한 바다를 한참동안 바라보며 오늘도 새롭고 생기 넘치는 파도 소리에 나를 정화시켰다.

 헤라이온 유적지를 돌아보고 바로 옆에 있는 등대까지 올라가 보았다. 절벽 꼭대기에 오르니 햇살 받은 푸른 고린도  해변이 그림처럼 드러난다. 그리스의 자연은 언제나 푸르고 눈부시다.

작가의 이전글 살아있는 냄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