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한 달 일상 2.

트빌리시에서의 첫날

by becomingsoo

수도 트빌리시는 쿠라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래된 도시다.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매우 키가 크고 잎이 싱싱한 나무들.

크고 웅장한 가로수들이 도시의 오랜 전통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새벽에 도착해서 열 시쯤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집 앞에 있는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셨다. 동네 산책을 하다 보니 웬만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이 다 들어와 있다. 아테네보다 많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러 사과, 자몽, 아보카도, 견과류, 계란 등등을 골랐다. 일주일 정도는 먹을 양이다.

택시비가 그리스보다는 저렴하고 5월 말의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다.


에어비앤비로 트빌리시 주택들을 살펴봤을 때 전반적으로 집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와 보니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여름의 더위를 피하려는 목적이 아닐까. 바깥이 조금 덥다 싶어도 집에 들어오면 시원하다. 한 여름에도 아주 더위를 타는 것이 아니라면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될 만큼.

에어컨이 방방마다 있지 않고 거실에만 있거나 아예 에어컨이 없는 집들도 많다.


장소는 변했지만 일상 루틴은 변한 게 거의 없다. 일어나는 시간, 운동, 먹는 음식이 대체로 정해져 있다. 조금 덜 하거나 더 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하지만 새로운 도시의 일상을 구경하는 것은 새롭다. 아테네에 있을 때도 산책하면서 마주치는 평범한 일상의 구석구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새로웠다. 화려하고 유명한 관광지보다 골목의 풍경들에 시선이 머물고, 도시의 소리와 바람을 대하면서 익숙하고도 낯선 느낌에 스며드는 것이 꽤나 기분이 좋다. 조금은 어지러운 도로, 자신은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방향이어도 무조건 타고 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도시의 바이브가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낯설다기보다는 그저 다를 뿐이라고 여겨지게 되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사람 사는 건 비슷해서 이들의 다름 또한 사랑으로 바라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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