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연습장

태국 방콕, 디지털 가족

살림남의 방콕 일기

by 김자신감

태국에서 살면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 아이들과 대화입니다. 평소 저는 글을 적고, 아이들은 게임을 하며, 아내는 회사일에 집중합니다. 평소에는 무반(연립주택) 1층 10평의 조그만 거실 긴 책상에 앉아 조용히 자기 일에만 몰두하죠. 의미 없이 흘러나오는 라디오 앱에 음악만 유일한 소리입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태국 방콕 소재의 미국계 커리큘럼을 적용하는 학교입니다. 대부분의 모든 수업은 개인용 태블릿으로 진행되구요. 처음에는 낯선 전자 텍스트북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하나의 시스템에서 모든 학업이 이루어지니 심플하니 좋더군요. 무거운 책이나 공책들도 이 태블릿 하나면 끝이니까요.


학교 성적도 아이들이 중간중간 온라인으로 확인하여 스스로 성적에 대해 얘기도 나누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가 지고 집에 옹기종기 모여 있지만 필요한 말을 제외하고 한마디 없이 모두 자신들의 일에만 몰두하는 적막한 분위기... 이것이 정상적인가 싶기도 하지만,


해가 뜨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내는 직장에서 저는 카페에서, 낯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시끌시끌 태블릿 메신저로 대화를 이어가니 색다른 재미가 생겨나네요. 가족 모두가 태국 방콕에 왔지만 각자의 인생을 즐기며 넉넉하지 않지만 소소하게 살아가는 디지털 가족. 짐도 없이 미니멀하게 지내니 이곳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집필을 시작했지만 책은 또 다른 일처럼 느껴집니다. 머리가 복잡해져 간단히 브런치에 편안한 글을 올리며 잠시 휴식을 하고 있네요.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글 생활을 기원하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태국 방콕, 길에서 멈춰 선 전기자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