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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습장

태국 방콕, 자판기로 잔돈 사용하기

살림남의 방콕 일기 (#71)

by 김자신감


태국의 동전은 1밧, 2밧, 5밧, 10밧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1밧 이하의 돈도 있지만 태국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동전으로 활용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습니다. 팁으로 사용하기도 버스비를 사용하기도 무겁기만 하고 모양도 제대로 안 나옵니다. 이럴 때 주로 자판기를 이용합니다. 태국에는 재미있는 자판기가 많습니다. 짤짤한 동전을 항상 들고 다닐 수 없기에 마음먹고 사용하고자 할 때 동전지갑을 가지고 외출합니다.


제가 애용하는 자판기는 커피자판기입니다. 한국에서도 흔한 자판기지만 태국의 커피자판기는 원두를 갈아서 얼음까지 넣어 멋진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탄생시킵니다. 태국의 더운 날씨 대형마트 앞이나 쇼핑몰에는 원두커피 자판기가 있습니다. 가격은 40밧 정도로 약간 비싸긴 하지만 품질은 나쁘지 않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동전을 사용하는 목적으로 이용하기 딱입니다.


커피의 종류도 무려 20가지가 넘으니 부족함이 없습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면 1개의 쿠폰을 지급하고 3개월 동안 30개의 쿠폰을 모으면 무료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자판기 커피가 웬만한 카페 기능을 다 녹여 놓았습니다.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약 3분 정도 소요되지만 잔돈을 괜찮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바꾸는데 이 정도는 참을만합니다.


또 도시철도인 BTS를 이용할 때 동전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BTS인 지상철의 자동발권기는 1, 2, 5, 10밧의 동전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철도를 이용할 때는 동전지갑을 챙겨 탈탈 털어버리기 좋습니다. 그 외 음료자판기, 슬러시자판기, 과자자판기, 정수기자판기, 통돌이 코인 세탁기 등 동전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판기가 있습니다. 이런 것만 잘 찾아봐도 책 한 권은 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순간 아이디어 하나가 휙 지나갑니다. 1밧 이하의 동전만 따로 모아 활용도가 높은 10밧 동전이나 20밧 지폐로 환전해주는 자판기를 관리하기 좋은 대형마트에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물론 약간의 10% 정도의 사용 수수료는 받는 조건으로 말이죠. 아쉽게도 태국은 돈 쓰는 외국인에게는 관대하지만 돈 벌어가는 외국인에게는 관대하지 않습니다. 태국에서 외국인이 사업하기 힘든 이유 이기도 합니다. 그냥 생각만 해보는 걸로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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