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자신감 Dec 13. 2022

태국 방콕, 슬기로운 카페 이용법

방콕의 먹거리 (#22)


단골 카페를 벗어났습니다. 맘이 상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익숙한 배경과 귀에 익은 음악에 새로운 영감이 잘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제 두 번째 원고가 마무리되고 바로 이어 세 번째 원고 목차를 생각해 보기 위해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아이들 방학이 시작이라 1월 초까지 사색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최소한 목차 정도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역시 좁은 동네를 벗어나니 주변 낯선 풍경이 새롭게 들어옵니다. 3주 사이에 해의 길이도 많이 짧아졌습니다. 아침 8시, 양산이 없으면 햇볕이 따가워 걸어 다니기 힘들지만 지금은 그냥 걸어 다녀도 상쾌합니다. 한국의 가을 중간쯤의 아침 기온입니다. 아이들을 자전거로 데려다주는 길.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12월 중순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가을을 느껴봅니다.


모처럼 방문한 스벅 분위기의 카페. 이곳 카페의 장점이자 단점은 커피와 디저트만 팔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만 파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태국의 카페는 음식도 같이 파는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저의 목적에 따라 카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글에만 집중해야 한다면 음식과 커피가 같이 파는 카페를 이용하고 사색이나 영감을 위해서는 분위기와 음악이 좋은 카페를 찾아갑니다.


스벅 같은 카페는 집에서 20~30분 떨어져 있지만 수고해 찾아 갈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곳은 커피와 디저트만 파는 카페입니다. 커피에만 집중해서인지 커피가 맛있습니다. 3가지 로스팅 원두를 선택할 수 있으니 65밧(2,500원) 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도 즐겁습니다. 커피도 커피지만 디저트 또한 훌륭합니다. 조그만 35밧(1,400원) 짜리 브라우니를 시켜도 묵직한 포크와 접시에 플레이팅 하여 가져다 주니 양보다 질이 좋습니다.


이곳에서 커피 선택하는 방법은 일반 카페와는 다릅니다. 먼저 다크, 미디엄, 라이트로 로스팅 원두가 3가지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다크는 고소한 맛, 미디엄은 고소함+시큼한 맛, 라이트는 시큼한 맛이 강합니다. 흔히 가장 익숙한 커피맛이 다크입니다. 다크는 보리차 마시듯 구수하게 마시면 목 넘김도 좋고 시원합니다. 하지만 디저트와 함께 먹고 싶으면 디저트 종류에 따라 산미가 있는 미디엄이나 라이트로 선택합니다.


스벅 같은 카페에는 오늘의 디저트 메뉴가 있습니다. 매일 바뀌는 디저트입니다. 그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커피크림 피칸 케이크인데 달콤한 커피크림에 달콤한 호두가 토핑 되어 있습니다. 이 디저트가 나올 때면 무조건 라이트 로스팅된 아메리카노와 커피크림 피칸 케이크를 선택합니다. 커피의 신맛과 케이크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우니는 달콤하기 때문에 가장 무난한 미디엄으로 선택하면 달콤함, 고소함, 시큼함을 적당히 느낄 수 있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은 날은 햄치즈토스트를 먹기도 하는데요. 저의 선택은 라이트 로스팅 커피입니다. 햄치즈의 고소함과 소스의 달콤함 그 위에 뿌려진 백후추의 심플한 매콤함 라이트 로스팅의 신맛이 합쳐지면 브런치 하나 만으로 풀코스를 먹는 미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후추를 좋아하는 편이라 햄지즈토스트나 치즈피자 등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후추는 정말 잘 어울립니다.


태국에는 다양한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의 종류마다 커피와 음식을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구요. 물론 이것이 카페를 이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없겠지만 카페마다 특색이 있어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혹시나 태국에 놀러 오셔서 카페에 커피 빈을 선택하실 수 있다면 위의 방법처럼 도전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태국은 카페 하나만으로 충분한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태국의 카페만 가지고도 책 한 권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야기가 많은 태국의 카페는 사랑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태국 방콕의 아쉬운 교육 환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