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방콕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생각나는 계절이 왔습니다. 12월 중순이 되니 최저 기온이 21도까지 떨어지니 잘 때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고 잘 필요가 없습니다. 매일 저녁 즐기던 야외 수영도 물이 차가워 발만 담그고 돌아와야 할 정도입니다. 물론 한국에 비하면 따뜻하다고 생각되지만 매일 25도 이상의 기온에서 적응되다 보니 1도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이제 몸도 어느 정도 태국의 기후에 적응을 해가는 모양입니다.
태국의 12월은 건기로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12월의 방콕은 거의 비가 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방학하는 12월 말부터 1월까지 유명 관광지의 항공권과 숙소는 가격이 우기에 비해 2배 이상 올라버렸습니다. 태국은 특히 유럽 사람들의 크리스마스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어서 성수기 철 외국인 수요가 겹쳤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국가가 코비드 락다운도 풀렸으니 태국의 관광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태국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푸껫은 영국 히드로 공항과 직항이 있을 정도로 영국인들의 최고의 크리스마스 휴가지입니다. 현재 태국여행에서 가장 많은 수요를 차지하는 국가는 인도입니다. 방콕 시내만 돌아다녀도 인도인을 중국인보다 눈에 많이 띕니다. 그다음이 유러피안, 중국인 순입니다. 사실 일본과 한국의 수요는 그들에 비하면 아주 적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락다운 정책으로 중국인 수요가 없었습니다. 이제 곧 락다운이 풀리면 내년부터 태국의 엄청 북적거릴 것 같습니다.
중국의 동남아 남방정책에 아주 적극적입니다. 단적으로 중국에서 출발하여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까지 이미 고속철도가 연결되었습니다. 이제 곧 태국 방콕과도 연결되면 중국이 아세안 경제연합의 한 축으로 거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은 뻔합니다. 규모, 인구, 경제력으로 향후 동아시아의 패권국가의 발판은 이미 탄탄히 다져졌습니다.
반면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국가로 한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부족하니 성장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물론 정부에서 국가 주요 정책으로 중점을 두고 대책을 잘 세우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동남아 시장을 선점할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게 느껴집니다. 계절이 깊어지니 생각까지 깊어져 버렸는지 주제와 상관없이 이야기가 멀리 와버렸습니다. 재미없고 복잡한 문제는 여기서 접어두고 다시 커피이야기로 넘어 가봅니다.
방콕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어울리는 계절이 왔습니다. 그동안 따뜻한 커피 향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커피 향이 짙어지니 모기들도 하루 사이에 눈에 띄게 많이 사라진 걸까요. 긴바지와 긴 셔츠가 필요 없을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서랍 안에만 있던 긴 옷들을 꺼내어 봐야겠습니다. 이제야 태국에도 가을이 저만치 오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