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와 야시장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집 근처에 있는 야시장으로 버스를 타고 오후 6시경 도착했다. 태국의 야시장은 대부분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영업한다.
딸랏롯파이 야시장 인근에는 대형 쇼핑몰이 인접하여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았다. 이곳 야시장은 크게 음식골목과 옷 골목으로 구분된다. 우리의 깡통시장처럼 잡화, 의류, 음식, 바, 카페 등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길거리 음식은 위생문제 및 대마 합법화 이슈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아이까지 동행하니 더욱더 메뉴 선정에 고민이 되었다. 그나마 길에서 먹기 간편하고 조리과정이 단순한 꼬치구이만 먹어보기로 했다.
먼저 야시장 한 바퀴를 둘러보니 해산물, 로띠, 곤충튀김, 초밥, 해산물튀김, 타코야끼, 케밥, 치킨, 감자탕, 케이크, 떡볶이, 꼬치 등 다양한 먹거리들을 한자리에서 구경하며 맛볼 수 있다.
야시장에서는 한곳에서 한메뉴를 많이 먹기보다 같은 메뉴라도 다양한 가게의 음식들을 1~2개씩 맛보다 보면 먹는 재미도 부르고 배도 부르다. 사실 가장 먹고 싶었던 메뉴는 개당 10밧에 파는 초밥이었지만 오늘은 아이 위주로 간단히 꼬치구이만 먹는 걸로...
꼬치를 파는 가게는 약 4곳으로 고기 종류에 따라 치킨(까이), 돼지고기(무), 소고기(느아) 꼬치를 팔고 있었다. 사실 꼬치라는 게 웬만해서는 실패할 수 없는 메뉴이다. 보통 꼬치는 찰쌀 밥과 같이 파는데 태국 사람들은 꼬치 1세트(5개)를 찹쌀밥과 함께 패스트푸드처럼 먹는다.
1. 닭꼬치 (까이삥)
한국에서 먹는 익숙한 치킨꼬치의 맛, 사실 까이삥의 기본 소스는 데리야끼 간장 베이스의 양념에 불에 구워 불향이 약하게 남. 아쉬운 건 닭에서 특유의 비린맛이 남. 3~4 입정도의 크기로 1개당 10밧(약 400원)으로 개별 구입 가능
2. 매운 돼지 꼬치 (칠리 무삥)
돼지고기 등심부위의 담백한 맛. 기본 소스는 똠양소스와 칠리소스 2가지로 원하는 맛을 발라서 다시 구워준다. 기본은 소금과 후추를 뿌려 일반적인 소금구이 맛,
아이가 먹는다면 매운 소스를 바르지 않은 기본 맛으로, 매운 걸 좋아한다면 칠리소스를 추천. 3~4 입정도의 크기로 1개당 10밧(약 400원)으로 개별 구입 가능
3. 소고기 꼬치 (느아삥)
태국에는 소고기가 드물다. 대부분 까만 물소라 육질이 질겨 한우처럼 품질이 뛰어나지 않아 태국에는 닭고기와 돼지고기가 일반적이다. 이곳의 느아삥의 기본 소스는 매운 마라향과 데리야끼 간장 소스 2가지. 역시 고기에 지방이 많고 육질 자체가 질기다.
미리 초벌 되어 있으며 마라향은 특유의 향과 매운맛으로 아이에게는 데리야끼 소스를 추천. 3~4 입정도의 크기. 1개당 10밧(약 400원)으로 개별 구입 가능
4. 달짠 돼지 꼬치 (무삥)
태국의 가장 대중적인 돼지 꼬치구이. 무삥의 기본 소스는 간장 베이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듯. 단짠 양념에 불향과 식감은 부드럽고 담백해 남녀노소 호불호가 나뉠 수 없는 맛.
과장되게 표현하면 한국의 언양불고기에 불향을 입힌 느낌. 단점은 1~2입 정도로 작은 크기. 1개당 5밧(약 200원)으로 개별 구입 가능
마무리
▶ 맛 : 꼬치구이는 실패가 없는 메뉴이다. 3종류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지만 치킨은 닭냄새가 아쉽고, 비프는 육질이 질겼다. 3종류 중 한가지를 선택한다면 돼지고기가 가장 나은 육질과 맛을 보여준다.
▶ 크기 : 달짠 무삥은 1~2입 정도의 아쉬운 양. 닭꼬치, 매운 돼지 꼬치, 소고기 꼬치는 3~4 입정도의 크기
▶ 위생 : 사실 고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야시장인 만큼 무더운 오후에 노출되지 않고 굽는 방식으로 조리방법이 간단해 상대적으로 복잡한 음식보다 나아보임
▶ 종합 : 아이와 나의 입맛에 달짠 무삥이 가장 맛있었다는데 일치했다. 저렴한 돼지 숯불갈비를 먹는 맛으로 가격 또한 가장 저렴해 작은 크기인 단점도 삼켜버릴 가성비가 인상적이다. 아마 달짠무삥은 보이는 대로 자주 사 먹을 듯. 찹쌀밥과 함께 먹으면 햄버거보다 더 나은 한 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