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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Sep 13. 2022

태국 방콕, 병원 응급실 진료받기

아이와 함께 하는 태국 방콕 생활 (#13)


오전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오후 일정을 계획하던 중 익명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휴대폰은 있지만 카톡 전화 외 거의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에 낯선 전화번호가 신경이 쓰여 회신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학교에서 아이가 열이 나니 집으로 조퇴시켜 데리고 가라는 것. 순간 여러 생각이 교차된다. 오늘 아침까지 멀쩡하던 아이가 4시간도 안돼 열이 난다니 혹시나 싶은 마음에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3교시 때, 갑자기 열이 나서 보건실에 누워 있다는 선생님의 말에 뭔가 심상치 않겠구나 걱정이 앞선다. 고열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겨우 집에 도착해 해열제를 먹인 후 물에 적신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최대 39도까지 올랐던 적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기억이 잘나지 않았다. 코로나 자가검사도 음성이고 '혹시 뎅기열? 티푸스? 태국의 풍토병이 아닐까?'라는 의심도 하며 아이의 증상을 종합해 검색해 보니 식중독의 증상과 가장 유사했다.


하지만 저녁이 될수록 해열제의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온몸이 뜨겁다. 더 이상 해열제 복용만으로 차도가 없을 것 같아, 밤 11시쯤 혹시나 해서 미리 확인해 둔 사립병원 응급실로 택시를 타고 아이와 진료차 방문했다. 당시 경험했던 태국 병원 응급실 진료 절차에 대해 간단히 기록해 본다.



1. 접수 신청


▶ Registration Form 작성 및 제출

○ Registration Form 주요 내용

최초 방문자는 Registration Form에 환자의 인적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영문으로 된 양식에는 이름, 생년월일, 여권번호, 국적, 주소, 전화번호 등 간단한 인적사항과 복용약이나 알레르기 여부를 기입하면 된다. 한 페이지 분량으로 간단히 기입 가능했다.


○ 접수 시 준비사항 : 여권(사본이나 이메일로도 제출 가능)

외국인은 여권으로 신분확인이 가능하지만 경황이 없던 터라 여권 진본이나 복사본을 집에서 가지고 오지 않았다. 다행히 출장 가있는 아내가 아이의 여권사진이 있었고 여권사진을 병원 메일로 제출해 접수가 마무리할 수 있었다.



2. 응급실 출입


코로나 자가진단 결과 : 코로나 자가진단 결과만 구두로 확인 (8월 말 기준)


▶ 기타 확인사항: 체온, 혈압, 키, 몸무게 확인, 보험처리 여부 확인


▶ 사전 준비사항 : 환자가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와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시간대별로 미리 영어로 간단히 기록하여 보여주면 효과적이다. 집에서부터 해열제, 특이 증상 등을 시간대별로 영어로 기록해 두면 편리하다.



3. 의사 진료


▶ 증상 면담

사립병원이라 하더라도 태국 병원이기 때문에 진료는 모두 태국어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한국어 통역이 있어 3자 의사소통에는 시간은 걸리지만 무리 없이 환자의 증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진료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모든 질문내용에 답변을 잘해 주었다.


검진

통역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참작한 후 청진기와 하복부를 육안으로 진료하였다. 예상한 대로 오염된 음식 섭취에 따른 급성 식중독이란 소견이 나왔다.


입원 및 통원치료 결정

심한 구토로 인한 약물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니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보호자가 상주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약물치료로 결정하였다.


주사 처방

항생제와 수액주사와 3일간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처방받았다. 제법 양이 많은 주사지만 혈관도 잘 나오지 않는 겁먹은 아이를 위해 한번에 아주 조심스럽게 주사를 놓아주신다. 생각보다 뛰어난 서비스에 안심이 됐다.



4. 치료비 결재


카드 또는 현금

보안요원과 함께 직접 수납처로 안내해 준다. 사립병원이라 그런지 태국 물가 대비 비용이 비싸다. 태국 방문 시 반드시 여행자 보험이나 상해보험을 한국에서 가입하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보험청구서류 (진단서, 납입영수증, 처방전)

응급실 출입 때 보험청구를 한다고 말해 놓았기에 수납 정산 후 필요서류(진단서, 납입영수증, 처방전)를 동봉해 준다.



5. 약 처방


처방약

처방약의 종류는 무려 7가지. 수분 보충용 전해질 가루약, 해열제 2종류, 구토 진정제, 멀미약, 복통약, 항생제 종류별로 따로 포장된다.


○ 복용 주의사항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복용 주의사항이다. 물론 약봉지에 기본적인 주의사항이 표기되어 있고 약사가 영어로 설명을 해주지만 놓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사전 녹음 동의를 구한 다음 필요할 때 다시 들을 수 있도록 하자.



마무리


밤늦은 시간 아이의 고열로 낯선 태국에서 병원 응급실을 이용해보았다.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아래와 같은 3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어 통역 및 영어 소통 가능

사립병원으로 쾌적하고 신속한 진료가능

비싼 진료 비용


해외에 있으면서 외국인 신분으로 병원에 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소통 부재가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물론 사립병원이긴 하지만 한국어 통역과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돌발 변수가 많지만 이것도 여행의 일부란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말도록 하자. 병원 방문 전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적으며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첫 번째, 여행 출발 전 여행자 보험이나 상해보험은 꼭 가입하자.


두 번째, 여행 전 주변 사설병원이나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의 위치를 파악해 놓자.


세 번째, 외국여행 시 아이가 아프다면 해열제등 약 투약 시간과 증상들을 미리 영어로 간단한 기록 해 놓자.


네 번째, 통역이 없다면 구글 번역이나 영어를 잘하는 지인에게 카톡 화상전화로 사전 통역을 요청해 놓자.


다섯 번째, 약 처방 주의사항에 대해서 꼼꼼하게 정확하게 확인하고 필요시 녹음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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