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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Oct 03. 2022

글쟁이를 위한 소품 (추억의 팝송)

살림남의 방콕 일기 (#39)


나 같은 글쟁이들에게 필요한 소품들이 몇 가지 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머그컵에 가득 담긴 온기 없는 블랙커피, 먼지 가득 낀 채 '덜덜덜' 소리를 내며 어디를 향해 돌아가는지 바람도 잘 오지 않는 선풍기, 주변 사물만 확인할 수 있을 촛불 정도 밝기의 스탠드 램프, 그리고 음악이다.


매일매일 하루의 일을 글로 정리하면서 아내보다 가까워진 것이 있다면 바로 음악이다. 2016년 8월 영국에서부터 들어왔던 BBC 라디오를 2022년 9월 지금까지 매일 7년째 애청하고 있다. 주로 듣는 채널은 Classic FM과 Smooth radio 두 채널. Classic FM은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광고 없이 24시간 동안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Smooth radio는 클래식이 한 번씩 지겨울 때 80~90년대의 정겨운 팝을 편안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하루는 우리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있다. 이곳의 하루를 날씨로 정리해보면 1) 활기찬 아침, 2) 무더운 한낮, 3) 쏟아지는 비, 4) 아름다운 석양, 5) 시원한 바람의 저녁으로 마무리된다. 안토니오 비발디가 이탈리아가 아닌 태국에서 태어났다면 계절에 이어 하루의 변화를 나타낸 '하루' 란 교향곡이 나올 수 있을 만한 전개이지 않은가? 이런 스펙터클한 멋진 하루를 가진 태국에서 이토록 유명한 예술가가 나오지 않았는지 아쉽기만 하다.


대중음악은 그 나라의 리듬을 반영한다. 한류를 이끌어 가고 있는 K-POP은 특유의 빠른 리듬과 곡 전개로 글보다 영상에 익숙해진 젊은 층이 선호한다. 하지만 이곳 태국은 한국의 90년대의 정서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특히 90년대 팝송은 현재 태국의 박자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노래의 기승전결이 잘 맞아 들어가며 글 쓰며 듣기도 편안하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무심코  흘러나오는 정겨운 음악에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도 하며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음악으로 추억되는 기억은 놀랍게도 모두 즐거웠던 장면이다. 음악은 좋지 않은 기억도 행복한 회상으로 변화시켜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는 것일까. 중, 고등학생 때 마이마이 카세트테이프로 무한 반복하며 들었던 추억의 팝송은 어머니가 즐겨보시는 가요무대와 같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오늘 새벽 3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늘 오후 3시까지 주적주적 내리고 있다. 아내와 아이들이 없는 텅 빈 집에서 홀로 미루었던 글을 정리하며 오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울함을 떨쳐버리기 위해 오늘은 팝송은 적절한 선택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행복한 글쟁이들을 위해 글 쓰며 듣기 좋은 추억의 팝송 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우리들의 즐거운 글 생활을 바라며.


▶ 글쟁이를 위한 팝송 리스트

Hero (머라이어 캐리)

Can't take my off you (앤디 윌리엄스)

Greatest love of all (휘트니 휴스턴)

Heal the world (마이클 잭슨)

Isn't she lovely (스티비 원더)

More than words (익스트림)

Against all odds (필 콜린스)

Sweat Carline (닐 다이아몬드)

Every time you go away (폴 영)

It must have been love (록세트)

What a fool believes (두비 브라더스)

Because of you (켈리 클락슨)

Just the way you are (베리 화이트)

Glory of love (피터 세트라)

Fields of gold (스팅)

Greatest day (테이크 댓)

True (스팬도 발레)

I Don't Want to Miss a Thing (에어로 스미스)

Walking in Memphis (마크 콘)

Make You Feel My Love (아델)

Where Do Broken Hearts Go (휘트니 휴스턴)

Truly Madly Deeply (새비지 가든)

I Do it for you (브라이언 아담스)

One Moment in Time (휘트니 휴스턴)

Amazed (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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