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직원 모두 퇴근한 시간, 그가 자기 자리에 앉아, 매입 자료와 매출 자료를 확인. 검토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회사 재고를 부풀려, 없는 재고를 마치 있는 것처럼 꾸미-거나, 협력-회사에서 납품한 자재를 서류상으로 입고 시켰다가 바로 반품 처리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지속적 으로 빼돌리고 있었다.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홀로 남아, 도둑질하고 있는 거다.
그는 이스카리투스도 아니고, 그저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그냥 돈-벌레였다.
그는 11시가 다 돼서야, 사무실을 빠져나와, 서면 로타-리 근처, 한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16층 24호, 그곳에 한 여자가 초저녁부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낮-시간, 사무실에서 본 적 있는, 경리부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던, 바로 그 아가씨-였다.
오피스텔 거실, 주문한 음식들로 술상이 차려져 있고, 그녀는 가슴이 깊게-패인, 원피스를 입고, 소파에 기대앉아 그녀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염을 떨고 있었다.
그냥 보고 있자니, 낮에 먹었던 돼지-국밥을 다시 꺼내서 확인해 보고 싶을 만큼 역겨-웁다.
- 자기 많이 늦었네?
오늘은 집에 들어갈-거야?
- 아니- 피곤해-,
여기서 술 마시고, 자고 갈 거야,
내일 갈아 입을 와이셔츠 있지?
그녀를 안고, 볼에 입을 맞춘다.
- 있지-. 그런데 뭐- 하느라, 이렇게 늦었어?
내가 이미 전표 확인하고, 넘긴 건데.
- 그래도 일은 확실하게 해야 하니까.
빠진-건 없는지, 살펴-보느라 늦었지-.
자기가 보고 싶은데도 억지로 참느라 힘들었지.
그들은 음란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밤 늦도록 술을 마시고 광란의 파티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더러운 돈벌레 두 마리가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를 반복 하며 늦은 밤, 챙피한 줄도 모르고 소리를 마구 질러대고 있다.
나와 사제는 그 둘의 행위가 너무 보기 민망해서, 잠시 밖으로 나와, 문 앞에서 그들의 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잠시 후, 들어가 보니 침실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다 벗은 채로 코를 크게 골며, 숨을 내쉬고 있다.
나는 그가 숨을 들이마시려는 순간, 그의 목젖을 발로 누르고 그의 호흡을 거둬들임과 동시에 그와 잠시 눈을 마주치며 그의 영혼을 회수했다.
그의 시신 옆에 경리 아가씨가 만족한 표정으로 그의 식어가는 다리 위에 자신의 튼실한 다리 하나를 걸치고 깊게 잠들어 있다.
지금 우리는 오피스텔 밖으로 나와, 마태오 성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 혼자서도 잘해서, 내가 조금 놀랐는걸.
- 더러운 벌레로 보여서 그만-,
- 자네, 사사로운 감정이 섞인 게-로군?
-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 자네도 어쩔 수 없구만-. 자네도 내-과야-
사제가 나를 보며 빙-긋 웃는다.
시장 입구로 접어들자, 24-시간 하는 분식집이 눈에 들어온다. 곧장 가게로 돌진해서 카운터-옆, 빈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이모님에게 주문한다.
잠시 후, 뜨거운 김이 나는 냄비 우-동, 맛있게 빨-간 쫄면, 오징어무침과 박고지가 딸려-나오는, 충무 김밥이 거의 동시에 나온다.
급-하게 허기를 달래-느라, 지금 둘 다 바쁘다.
마지막 젓가락질-
유부에서 흘러 나오는 감칠-맛이 우-동을 한 그릇 더 먹어야 할 것 같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는 마태오 성당에서 미-드로 돌아와, 함을 바로 셔-틀에 태우고 사제관으로 돌아와,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너무 피곤하다,
그런데 내일 기사 내용이 괜-히 궁금해진다.
아마도 그의 실체가 드러날 거다. 그리고 그와 여직원이 내연-관계라는 것 그리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공범이라는 사실도 밝혀지게 될- 거다.
세상은 끝-없이 감추고, 숨기고, 속이기를 반복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아무도 모르는,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다.
카-토와 우-노를 만나러 내일은 집으로 돌아-간다.
내일이면, 보고 싶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내가 사랑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나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건, 정말 행복한 거-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심지어 나와 지구 반대편에 있다 할지라도.
과거, 아이들과 함께했던 지난날, 항상 무언가를 탓-하며 이-핑계 저-핑계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일들을 미루고 살았었다.
그리고 천국에 와서야, 내가 살고 있는 지금, 바로 고백하고, 사랑하고, 실천하며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았다.
예-나 지금-이나 시간은 나의 게으르고, 나태한 마음을 결코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번 휴가 때, 아이들과 “겨울이 있는 산” 에 꼭 갈 거다.
생각은 그만-하고, 그냥, 가-볼-거다.
가서, 눈 위에서 함께 뛰어도 보고, 춤도 추고, 불-멍도 하고, 고구마도 장작불에 구워 먹을 거다.
과거, 아이들과 해-보고 싶었던, 모든-것을 함께 해-볼 거다.
이 천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