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사제

by 차섭

아주머니 집 마당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공을 갖고 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아이들이 셋이 아니고, 넷-이서 놀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덩치가 큰 아이가 작은 아이들 틈에서 같이 놀고 있다.

순간 그 아이가 누군지 나는 한-눈에 알아-봤다.

웃는 얼굴에 순한 눈매를 가진, 설-리를 아주 많이 닮은 “달이” 라는 것을.

큰-아이에게 조용히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 네가 달-이구나?

달-이야! 안녕? 반가워!


내 말이 떨어지자, 그제야 우-노랑 카-토가 나를 보고 내 품을 파고든다. 꼬리를 너무 흔들어서 곧 날아오를 것만 같다. 덩치 큰, 달-이는 얼굴 가득 순한 미소를 지으며, 품위 있는 걸음으로 내 앞으로 다가와, 머리와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나와 눈-맞춤을 한다,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달-이의 목을 두 팔로 살포시 감싸- 안는다.


- 달-이야, 천국에 온 거, 환영해-.

Welcome!

조-이가 나를 보며 자기도 있다고, 앙증맞게 짖으며 아는 척을 한다.


- 어구, 우리 예쁜 조-이도 있었구나.


이때 알로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와, 나를 맞는다.


-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 문도, 지금 오는 모양이네?

바쁘면, 천천히 와도 되는데.
-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서둘러 온다고 왔는데, 또 많-이 늦었네요.

얘는 달-이 맞죠?
- 그걸 어떻게 알았지? 한 번 만난 적도 없으면서.
- 지난번에 설-리 양이 한번 얘기해 준,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설-리 양은 어디 갔나요?

- 저- 여기 있어요.


집 안에서 설-리가 대답한다.
지금 그녀는 팬-케이크를 만드느라, 주방에서 바쁘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내가 먹을 팬-케이크도 있다고 한다.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먹기로 했다고 나와 우리 아이들도 같이 먹자고 한다.
나는 아주머니의 이 말에 너-무 기뻐한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을 데려가서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이나,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 감사합니다.
그럼, 제가 집에 가서, 와-인을 가져올-까요?

- 여기 다- 있어요, 그러지 말아요.
- 그럼, 제가 도와드릴 거라도?
- 아니, 됐어-. 아이들이랑 같이 있어요.

우-노가 자기 아빠 보고 싶어서 얼마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리고 카-토는 자기 형-이라고, 얼마나 우-노를 챙기던지, 아주 기특해- 죽겠어.


예전에도 카-토는 항상 그랬다. 우-노뿐, 아니라 나도 챙기는 그런 아이였다.

항상 내가 힘들어하거나 아플 때, 내 옆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켜 주었다, 그리고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그런 착한 아이였다. 그래서 카-토가 없는 삶은 나에겐 고통 그 자체-였었다.


달-이가 공을 가졌다.

아무도 빼앗지 못하고, 쳐다-만 보고 있다. 빼앗기-에는 키 차이가 너-무 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순간, 조-이가 점프해서 공을 가로챈다. 역시 조-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달이는 신사답게 아이들을 힘으로 밀지 않고 점잖게 움직인다. 행여나 자기가 다른 아이들을 밟을까-봐서 주위를 살피며 소인국의 걸리버처럼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긴다.


- 얘들아! 밥 먹자!

문도 씨! 들어오세요.


설-리가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식사 준비가 됐다고 아이들을 부른다. 그녀는 지난번 만났을 때 보다, 더 씩씩 하고 명랑해진 느낌이다.

아이들은 그녀의 이 말에 집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우리는 지금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구워진 팬-케이크 와 싱싱한 샐러드에 와-인을 마시며, 과거 아이들과의 추억을 나누고 있다.

아이들은 각자 접시에 나눠준, 제법 커다란 조각의 팬-케 이크를 맛있게 먹고 있다. 공놀이 뒤에 먹는 팬-케이크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모양이다.


- 이번 휴가-때, “겨울이 있는 산”에 아이들하고 다녀오려고요.

- 아-, “겨울이 있는 산”

굉장히 아름-답고,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아직 가본 적이 없어서,
문-도도 처음이지요?

- 네-,
이번에 아이들이 좋아하는,-위에서 실컷 놀다 오려 고요.

- 와! 좋겠다. 저희도 같이-가면 안 돼요?

달-이도 눈- 엄청 좋아-하는데-.

- 그래-,

그러면 말벗이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고 좋겠네-

당연히 아이들은 좋아할 거고.

- 이모도 같이 가요?

- 조이나 나나, 눈-, 추운 거-, 아주 싫어 하거든,

우린 그냥 집에 있을래요. 둘이, 아이들 데리고 다녀와요.


정작 나는 빼고, 자기들이 다- 정한다.

설-리는 내 의견도 제대로 안 물어보고 이미 이번 여행에 나와 동행하는 상황이 됐다.

나도 달-이에게 천국에 온, 기념으로 여행을 선물 해-주고 싶다. 물론 설-리는 좋은 말벗이 되어 줄 거다.


- 그럼-, 같이 가시죠?
그런데 텐트가 하나라서 모두 같이 자야 하는데, 불편하지 않으시겠어요?

- 그 정도야 당연히 감수-해야죠.
오히려 저 땜에 문-도 씨가 불편한 건, 아니고요?

- 전- 뭐- 괜찮습니다.
장비하고 텐트는 준비했는데-,
잘 때, 아이들 하고 덮을 솜-이불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리 씨도 간다고 하니, 이불이 두 개는 있어야겠네요.

내일은 재활용-센터에 가서 천-하고 솜을 필요한 만큼 구해야겠어요.


마을 재활용-센터에 가면, 내가 찾는 자재를 포함해서 모든 재료를 깨끗하게 세탁 또는 수선-돼 있는, 상태로 구할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이불을 만들지 않고, 그곳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바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을 재활용-센터는 우리 마을 사람들의 보물-창고였다.

마을 사람들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모두 그곳에 갔다, 그리고 웬만하면 대부분 원하는 것을 그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이불은 내가 만들어 줄게요.
천을 이용해서 만드는 건, 내가 전문-이니까.

- 감사합니다.
가장 큰 고민이 해결됐네요.

- 대신-, 애들하고 즐겁게 잘 놀고 와요.

- 내일 저도 같이 가요.

자재 찾는 일은 제가 도울게요.
한 사람이 찾는 것보다 둘이 찾는 게, 아무래도 더 쉽지 않겠어요?너-무 넓기도 하고, 물건도 많은데.
심심할 때마다 자주 들리는 곳이라서, 제가 가면 확실히 도움이 될 거예요.

- 두 분 덕분에 제가 해야 할 일이 확- 줄었네요.

휴가가 기대-되는걸요.


아이들은 지금 행복한 숨을 내쉬며, 서로 의지한 채 기대어 카페트 위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한 녀석이 하품하자, 다들 따라서 하품한다,

하품은 천국에서도 전염되는 모양이다.

나도 입을 벌리-려다가 입술을 오므려 하품을 꿀꺽- 삼키고, 눈물만 한 방울 뚝- 흘리고, 꾹-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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