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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부에노스아이레스 (1) _ 아르헨티나의 겨울

7/11일 라파즈(볼리비아) >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by 오현정

새벽부터 일어나서 씻고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비행기 시간은 7시 20분이었지만 경험상 라파즈 공항은 조금 천천히 가도 될 듯했다.

그래서 6시에 호텔을 나섰다.

어제 택시를 미리 예약해 둬서 여유가 있었다.

(어제 탔던 택시 기사님이 왓츠앱 번호를 알려주었다.)


호텔의 조식을 못 먹고 가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ㅎㅎ

그렇게 공항 이동을 하는데 역시나 새벽 공항 이동은 빨랐다.

안녕 라파즈!


아르헨티나행 체크인을 하려고 줄을 섰다.

총 네 번째인 라파즈 공항은 항상 여유가 있었다.


심지어 직원 한 명이 줄 서있는 사람들의 목적지를 확인한 후 체크인 순서를 바꿔주었다.

역시 친절한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아웃하는 비행기표까지 물어보는 약간은 까다로운 체크인을 했다.

그리고 짐도 다 수화물로 맡겨 버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찾기!

짐도 없고, 엄마의 고산병도 끝나가니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남은 볼리비아 돈이 좀 있어서 다시 달러로 환전을 했다.

이 돈은 나중에 아르헨티나 공항에서 환전할 때 도장이 찍혀 있다며 받아주지 않았다.

이후 어디서든 달러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조금이라도 더러우면 그 자리에서 바로 교환!)


비행기는 조금 연착이 되었다.

그래서 보딩 하는 곳까지 가서 간단하게 엠빠나다와 귤로 아침을 때웠다.


산타크루즈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1시간 정도 있었다.

그렇지만 짐은 부에노스에서 찾으면 되고, 같은 항공사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엄마, 아빠의 성격을 알기에 말하지 않았다.


진짜 안녕 라파즈! 안녕 고산병!


한 시간 정도의 비행에 산타크루즈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최종 볼리비아 아웃을 하는데 여기서도 비자 확인을 까다롭게 했다.


무사히 다~ 통과한 후 또 기다림의 시간, 역시 여유 있을 줄 알았다.


다정한 외국인 커플 뒤로 엄마, 아빠는 멀찍이 떨어져 있기 ㅎㅎ


산타크루즈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는 비행기는 2,4,2 좌석의 조금 큰 비행기였다.

어제 체크인을 미리 했는데, 맨 뒤 좌석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좌석이 텅텅 비어서 의자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 셋 다 따로 앉아 갔다.

두 시간 반 정도의 비행이 너무 편했다.

제발 한국 가는 비행기도 이런 자리 앉을 수 있기를, 체크인 노력해야지!!!


최고의 비행이었다 ㅠ.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는 호텔 이름을 한번 물어보고 끝이었다.

‘엑세 콜론’ 하자마자 바로 알아듣는 직원에 둘 다 웃음이 터졌다.


아, 남미 여행을 하면서 입국 심사가 문제 되었던 적은 코로나 증명서가 없었을 때 말고는 없었다.

심지어 가족이라고 하면 세 명이 같이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입국장을 나와 짐을 찾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곳은 계절상 겨울로 날씨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강수량은 많지 않았었는데 ㅠ.ㅠ


일단 환전을 하고, SUBE(교통카드)를 사러 갔다.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간 정보로 편의점 카운터에서 SUBE 카드 구매를 했다.

그리고 돈을 충전할 수 있는 기계 앞으로 향하니 자연스럽게 점원이 따라와 도와주었다.

역시나 친절한 남미 사람들, 너무 고마웠다.


** 당시(23년 7월 기준) 인터넷에서는 SUBE 카드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였는데 나는 공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카드는 1장당 2명이 사용 가능!!

아르헨티나의 환율이 급변하여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으나, 너무 저렴하다.

그래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SUBE 카드가 무조건 이득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SUBE (교통) 카드!


그리고 인포 데스크로 가서 숙소 가는 방법 물어보고 착착 진행했다.

시내버스로 이동이다!


비행기에서 2시쯤 내려서 짐을 찾고 시내로 가는 버스 타기까지 1시간이 금세 흘렀다.

버스를 타고 중심가까지 1시간 20분쯤 이동을 했다.


엄마, 아빠는 수많은 여행 중 이렇게 시내버스를 타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버스를 조금 오래 타는 듯하여 걱정이 되었지만,

이제 고산병도 없고 자유여행의 재미를 보여드리는 듯하여 마음이 조금은 편했다.


그런데 내가 버스에서 잠시 눈을 감았는데,

아빠가 '네가 자면 어떡해'하며 깨우셨다.

걱정마... 호텔 데려가 줄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내버스! _ 크고 쾌적하다.


비가 내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지인 7월 9일 대로 (오벨리스크 있는 곳) 근처에서 내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우산도 없이 10분 정도 걸어서 호텔에 도착했다.


** 7월 9일 대로는 아르헨티나의 독립과 통일을 기념하는 대표 거리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로라고 한다.


엑세 콜론 호텔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메인 거리인 7월 9일 대로에 오벨리스크까지 보이는 방이었다.

더블베드 하나와 칸막이가 나뉘어 있는 방에 미리 요청한 싱글베드가 놓여 있어서 구조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엑세 콜론 호텔 뷰!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나니 저녁시간이었다.

짐을 대충 놓고 저녁을 먹으러 거리로 나왔다.

유명한 아사도 가게가 (TV에도 나온!) 숙소 5분도 안 되는 곳에 있었다.


그전에!! ‘깜비오’ 외치는 암환전을 해야 했다.

이미 숙소를 향해 오면서 ‘깜비오’ 외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공식 환율과 암환율이 따로 존재한다.

따라서 여행객들을 환율을 조금 높게 쳐주는 암환전을 선호한다.

거리에서 관광객들에게 ‘깜비오’ 외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는데 ’깜비오‘가 ’환전‘이라는 뜻이다.


플로리다 거리에서 많이들 한다고 했고, 숙소 바로 옆이 플로리다 거리였다.

난 나름 긴장을 했다.


위조지폐와 ‘암환전’이라는 이름 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깜비오’를 말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상이 모두 좋지 않다.

기분 탓인가.. ㅠ.ㅠ


엄마와 같이 길을 걸으며 ‘그래도 아빠 있어서 좀 낫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하.... 아빠 정말....


‘깜비오’ 외치는 청년 하나 잡아서 물어보고 환전하는 곳으로 향하는데 가까이 오질 않는다.

‘여기서 그냥 할까?’ 물어봐도 하라고만 하고 가까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청년과 같이 가게 뒤편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불안한지 내 옆에 딱 붙어 있었는데, 아빠는 가게를 들어오지도 않는 것이다.


1분 전에 아빠가 있어서 안심된다는 말 취소.

왜 그러는 건지 정말 휴

긴장했던 마음이 화로 돌아서 아빠에게 짜증을 내뱉었다.


아빠!!!!! 나 무섭다고!!!!!!!!! 들어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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