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3일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아침부터 스카이다이빙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내일 할 수 있냐고 ㅠ.ㅠ
너무 아쉬웠다 정말.
내일은 엘 칼라파테로 이동을 해야 하니 당연히 할 수 없었다.
뭐 덕분에 오늘도 여유 넘치게 조식을 먹었다.
커피 두 잔, 둘세 데 레체 잼, 과일까지 야무지게.
이 맛있는 조식을 내일 아침에는 못 먹는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조식을 먹고 바로 환전을 하러 첫날 환전했던 곳으로 향했다.
이과수에서 쓸 금액까지 전부 환전하기로 결정하고, 1200달러 정도를 챙겨갔다.
너무 큰 금액을 들고 있어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갔다.
마음 조금 편하게 첫날 환전했던 곳으로 간 것인데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하려고 듬직해 보이는 할아버지를 따라가 환전을 했다.
그런데 485페소(어제는 490!)로 환전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음,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얼마 할 것이냐 물어봤다.
영 찝찝했고, 굳이 이곳에서 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500달러만 환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그제야 490 페소를 쳐서 환전해 주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첫날 환전했던 곳 근처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옆의 가게는 몇 시에 문을 여는지 물어보니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연다고 했다.
그래서 기다릴 겸 섬유 탈취제를 사러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올리브영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갔다.
종류는 하나밖에 없었고 향이 나쁘진 않아서 구매!
(한국에서 챙겨간 작은 탈취제를 야무지게 다 썼다.)
다시 환전소 근처로 가니 문을 열고 있었다.
환전소에는 첫날 있었던 아저씨들은 없고 여자만 두 명이 있었다.
남은 700달러 환전을 하는데 한 장이 조금 찢어졌다며 받아주지 않았다.
페소를 낮게 쳐 주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급하지 않기에 600달러만 환전을 했다.
1100달러 환전 539장의 1000페소가 생겼다.
매번 돈을 셀 때마다 손가락 지문이 닳는 느낌이다.
너무 많아서 도저히 다 들고 다닐 자신이 없었다.
그냥 캐리어에 넣어 놓고 적당량만 들고나가기로 결심했다.
꽤 좋은 호텔이고 캐리어에 넣어두어서 나름 안심이 됐다.
오늘은 원래 스카이다이빙을 하려고 했던 날이라 일정이 없었다.
그래서 천천히 도시를 둘러보기로!
어제 미리 알아 뒀던 시티투어 버스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
SUBE 카드면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3명이서 실컷 돌아다닐 수 있는 가격이었다.
로밍도 했고 SUBE 카드도 있고, 굳이 시티투어 버스를 할 필요가 없었다.
먼저 '하르딘 하포네스'라고 하는 공원을 가려고 했다.
위치가 팔레르모 지역으로 주변에 관광지도 많았다.
그렇지만 막상 나오니 날씨가 꽤 쌀쌀했다.
밖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무래도 점심 즘 되어야 적절해 보였다.
그래서 먼저 El ateneo 서점으로 향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왔으면 이곳에서 사진 한 장은 있어야지~
(스카이다이빙 했으면 필요 없긴 했다...)
버스로 15분? 정도 갔을까 서점에 금방 도착했다.
서점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예뻤다.
옛날 원형극장 모양을 그대로 살려 뒀고, 지하부터 3층까지 많은 책, LP, CD, DVD 등 구경거리가 많았다.
유명 관광 명소답게 관광객들이 많았다.
관광객이 많아서 조금 기다렸다가 기념사진을 남겼다.
엄마, 아빠도 서점의 분위기가 좋은 듯했다.
점심시간이 일러서 카페에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
카페는 원형 극장의 무대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빠랑 이렇게 카페에도 있다니.
여행이라는 것이 이렇게 특별하구나.
에스프레소 1잔, 비엔나커피 2잔을 시켜도 만원!!
가격이 정말 착하다.
그렇게 편하게 앉아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다시 거리를 나섰다.
점심은 향이 강한 음식을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샐러드, 주먹밥 파는 곳을 찾아 뒀었다.
일단은 그곳으로 향했다.
그렇게 거리를 걷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ABC 마트 같은 곳을 지나고 있었다.
아빠의 신발 밑창이 떨어져 (편한 신발을 신고 왔는데 하필 해외에서 ㅠㅠ)
본드로 붙인 상태였는데, 신발가게를 보니 빙하 투어 가기 전에 사고 싶으셨나 보다.
엄마와 나는 고민하지 말고 들어가 보자고 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직원은 너무 친절했다.
아빠를 위한 신발을 산다고 했고, 아빠 바람막이에 적힌 고어텍스를 가리키자 바로 알아듣고 워터프루프 트레킹화를 추천해 주었다.
가격은 암환전 계산으로 9만원 조금 넘는 돈!
페소로 몇 장 내었더라..
손가락에서 이제 지폐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
아빠가 너무 행복해하셨다.
무겁지도 않고 발도 편하다며 (이 신발은 빙하투어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만족! 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 은 못하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샐러드 종류도 많지 않았고, 주먹밥도 자세히 보니 다 떨어지는 쌀알이었다.
엄마는 내키지 않으신다며 나가자고 하셨다.
거리에 식당 많으니, 아무 곳이나 들어가기로 했다.
사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피자가 유명하다.
소 > 고기 > 우유 > 치즈
엄마, 아빠가 피자를 좋아하지 않아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걷다가 그냥 괜찮아 보이는 파스타, 피자 레스토랑을 들어갔다.
엄마, 아빠도 적당히 손님도 있고 가게도 깨끗해 보인다며 찬성하셨다.
오예!!! 나중에 구글 지도 찾아보니 평점이 꽤나 높은 곳이었다.
파스타 1 샐러드 1 마르게리타 1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화덕피자!
빠질 수 없는 와인도 한 병 시켰다.
포도 품종을 잘 알지 못해 처음으로 화이트 와인을 마시게 되었다.
화이트 와인이니 역시나 달달하니 맛있지.
엄마, 아빠는 파스타에 신라면 가루를 비벼 드셨고 나는 피자 두 조각! 와인!
한국에서는 절대 눈길도 주지 않는 파스타와 피자를 드시는 아빠라니 ㅎㅎ
또또또 행복의 나라다.
아빠와 나의 평화의 시간.
신발을 산 아빠는 더 행복하고, 엄마도 입맛에 맞으셨는지 잘 드시고!
그런 엄마, 아빠를 보니 나도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오늘도 평화와 행복의 점심 식사를 마쳤다.
비록 스카이다이빙은 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아빠의 신발을 샀고 행복했다.
역시! 다른 즐거움은 언제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