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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천 공항 _ 비행기 좌석의 의문

7/3일 청주 > 인천

by 오현정

23년 7월 3일

'남미 여행 가자' 말로만 몇 년을 보냈고, 비행기 티켓을 2월에 샀으니 약 5개월을 기다려 온 순간이었다.


그런데 전날 여행의 기쁨에 술을 좀 마셨고, 결국 나는 숙취에 취해서 일어났다.


심하진 않았지만 장거리 비행을 앞둔 사람의 올바른 자세가 맞는가.


술을 마셔서 그런 건가 날은 또 왜 이렇게 더운지. 추운 곳으로 여행을 간다는 것도 너무 반가웠다.

한국 여름의 절반을 계절상 '겨울'이라고 하는 곳에서 보내니까.


어제 먹은 안주와 맥주로 아직도 배가 부르지만 해장을 해야 하니 아침을 먹었다.


그런데 아빠가 운동화가 안 들어간다고 하셔서 (아빠가 알아서 짐 챙기겠다고 그렇게 자신 있게 말했으면서...?) 짐 정리를 야무지게 다시 해드렸다. 운동화 넣기 성공.


나는 백팩 안쪽에 비밀 주머니라고 다이소 천 원짜리 빨래망을 꿰매 놓았다.

그런데 엄마가 보시고는 이게 뭐냐고 다시 튼튼하게 꿰매 주셨다.


꿰매시면서 아이디어 너무 좋다고 감탄을 하셨다.

내 생각에도 싸구려 백팩에 천 원짜리 빨래망을 꿰맨 건 정말 아이디어 좋았다.


그렇게 남미 여행 내내 가방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편하게 사용하였다.


화면 캡처 2024-02-18 124246.png 백팩과 보조 가방!! - 여행 일정표와 각 나라별 비행기표, 필요한 서류들 정리 파일 (아빠 손 아님 내 손)


떠나기 직전 엄마는 외갓집에 가져다 드릴 것들이 있었고,

나는 양심상 어제 먹은 것들을 10%라도 빼기 위해 산책할 겸 같이 다녀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시아나 체크인을 다시 도전했다.


미국은 출발 24시간 전 체크인이라고 하여 어제 저녁부터 도전했는데 자리를 변경할 수가 없었다.


역시나 체크인은 되지 않았고, 결국 고객센터까지 전화를 했다.

그런데 직접 가서 자리 변경을 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절대 만석일 리 없다는 확신이 가득했었다. 하....


점심으로 집에 있는 밥을 없애고 가야 한다고

엄마가 열무 비빔밥을 먹자고 하셨다.


ㅎㅎ 나는 또 먹어 ㅎㅎ

거기에 라면도 꼭 먹어야 한다고 라면을 끓여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청주에서 공항 가는 버스는 3시. 하지만 아빠가 서둘러서 일찍이 집을 나섰다.

응. 우리 가족은 절대 늦을 리 없다.


당연히 여유 넘치게 공항버스를 타고, (와 만석이었다, 다들 많이 놀러 가나 봐)

공항에 여유 있게 도착했다.


나는 비행기 좌석에 대한 생각 때문에 '엄마 따라와' 하고, 후다닥 바로 체크인 기계로 향했다.


분명 자리는 있을 거야, 좋은 자리로 바꿔야지

캐리어랑 가방은 가지고 탈 예정이어서 수화물 붙일 필요도 없다!!


나는 정말 믿어 의심치 않았다.


..... 그런데... 체크인 기계에서 바꿀 수 있는 여분의 좌석이 없었다. 말도 안돼 정말.


옆쪽에 있던 항공사 직원은 만석이라 그런 것일 거라고...

체크인 카운터 줄을 서서 직접 확인을 하라고 했다.


맙소사... 미국행이 만석이라고...? 다들.... 어디 가시는 거예요???


체크인 카운터 줄은 길지 않았지만 30분 정도 기다렸다.


그런데 정말 만석이었다. 좌석이 없었다.


돈을 내고 미리 좌석 체크인을 했어야 했나 보다.

아직도 이 부분은 의문이다. 왜? 왜? 왜?

시간 맞춰 땡! 하고 들어간 체크인에 좌석 변경이 불가했는지.


아니!!! 아시아나 항공님들아!! ㅠㅠㅠ

저 5개월 전에 예매했다니까요?????


제가 한 번에 3자리 예매를 했는데

이렇게 따로 떨어뜨려서 자리를 잡아준 이유가 무엇인가요??


...... 3개의 자리가 한두 줄 건너 띄워 있는 것도 아니고

저~~~~기 여~~~~~기

엄마가~~~~~ 어디 있더라~~~

아빠는 여기쯤 있었는데~~~

이런 느낌으로 띄워져 있었다.


(그때 그 셀프 체크인 기계 좌석 배치도 찍어 둘걸..)


어이가 없어.... 무슨 짓이야 이게


여행의 시작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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