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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우유니 (3) _ 별, 은하수, 우유니의 추억

7/9일 우유니(볼리비아) - 우유니 소금 사막

by 오현정

한바탕 사진 타임을 보내고, 다음 장소인 소금 호텔로 이동했다.


난 바로 화장실 먼저 갔다. (1인 5 볼리비아노)

돈까지 내면서 들어갔는데... 물이 나오지 않는다.... 하 결국 난 화장실을 또 참았다.


화장실 때문에 물도 마시지 않았다.

이때 이후로 화장실 타임은 없었다.

투어가 끝날 때쯤 배가 너무 아팠다.


사실 소금 호텔은 크게 구경할 것은 없었다.

그냥 소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기했고, 쉬어가는 곳, 그 이상의 의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소금 호텔 앞에 있는 국기가 꽂혀 있는 곳은 새하얀 풍경에 예쁘기도 했고 의미 있어 보였다.


화면 캡처 2024-03-08 140841.png 소금 호텔 내부
화면 캡처 2024-03-08 142627.png 태극기!

소금 호텔 부근을 잠시 구경하고, 장화로 갈아 신었다!

이동을 하고 차에서 내리면 바로 물이기 때문에 미리 장화를 신는 것이었다.


건기임에도 물 고인 곳은 무조건 있다고 했는데 역시나.

건기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소금 바닥도 보았고, 우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차로 조금 이동하니 곳곳에 물 고인 곳이 많이 있었다.

시기를 잘 맞춰 간 여행에 너무 대만족스러웠다.


화면 캡처 2024-03-08 143037.png


이미 다른 관광객들도 다들 여기저기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해가 지기 전 얼른 물에 비친 사진들을 찍었다.


이때!!! 판초 우비가 꼭 있어야 한다.

세 개 빌렸어야 했다.


아빠와 내가 빌리지 않아 6명의 단체 샷이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또 적극적인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았다.

다리도 들고 젊은 친구들 포즈도 따라 하고 귀여웠다.

웃으면서 세상 열심히 따라 하셨다.

본인들이 먼저 스스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아빠는 사진을 찍어주고 보여주느라 뿌듯하고,

친구들이 아빠를 호응해 줘서 또 내심 고마웠다.


화면 캡처 2024-03-08 142949.png 해가 저물어 갈 때 너무 멋있었다.


그렇게 6인 단체 샷을 마지막으로 노을이 지기까지 차에서 기다렸다.


해가 지자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기온이 떨어지자 고산병 증세가 있던 엄마는 너무 힘들어하셨다.


결국 엄마는 야간 촬영은 한방만 찍고 포기했다.

이때 친구들이 부모님을 배려해 준다며 먼저 찍으시라고 했고 덕분에 엄마는 먼저 찍고 차에서 기다렸다.


화면 캡처 2024-03-08 143622.png 친구들의 조언으로 탄생한 Best photo!


차 안도 추웠지만 그나마 물 위에 있으면 발까지 너무 시렸기 때문에 차 안이 최선이었다.

그저 기운을 쥐어 짜내서 야간 촬영을 하셨다는 거에 감사하다.


아빠도 야간 촬영을 하다가 더 이상 안 되겠다며 포기했는데,

이때도 친구들이 아빠 먼저 찍고 들어가시라며 양보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안 추운 사람이 없었는데, 일단 장화 신은 발이 너무 시렸다.

등산 양말 2개 필수다.

발이 시리니 전신이 덜덜 떨렸고, 정말 추웠다.


그런데 별이... 하늘에 은하수가 펼쳐져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별이 짙어졌고 그 하늘에 취해 견딜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별들을, 은하수를 살면서 또 볼 수 있을까?


우유니의 별과 사진들을 생각하면 또 가고 싶지만 그 추위를 생각하면 망설여진다.

정말 추웠다. 롱패딩이 필요했었다.


차 위에까지 올라가서 마무리 야간 촬영을 하고 우유니를 떠났다.

화면 캡처 2024-03-08 144233.png 별, 은하수가 미쳤다 정말


우유니 사막을 나올 때도 너무 신기했다.

가이드들만의 표시가 있는 것인지, 네비도 없이 어두운 사막에서 가이드는 기가 막히게 방향을 찾아 사막을 빠져나왔다.


마추픽추 때는 계속 있고 싶었지만 우유니는 얼른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열심히 찍은 사진을 옮기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사히 옮기는 작업도 마치고

(나중에 따로 메일로 받았다.)

9시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을 했다.


배가 고파서 짐만 놓고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엄마, 아빠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문 열린 곳,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따뜻해 보이는 곳에 그냥 들어갔다.

그런데 맛집이다.

오믈렛, 수프, 고기튀김 등 식당 분위기도 좋고 맥주 한 잔까지 너무 행복했다.

엄마, 아빠는 좀 힘들어하셨지만...


화면 캡처 2024-03-08 144923.png 우유니 마을의 작고 예쁜 음식점 !!


그렇게 두 번째 남미 목적인 우유니 사막을 다녀왔다.

엄마는 고산병에 더욱더 힘드셨고, 너무 추웠지만,

예쁜 하늘, 별, 은하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즐거워하는 부모님, 셋이 함께 찍은 사진들.

행복하다. 뿌듯하다.

평생의 자랑거리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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