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일 LA(환승)
드디어 LA에 도착했다.
수화물 찾을 필요가 없기에 3시간 정도의 환승 시간은 충분했다.
'여유 있다. 천천히 해도 된다.'
그렇게 아빠에게 신신당부를 했는데, 아빠는 사람들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짐을 꺼내러 바로 출동했다.
(비상구 자리라 짐이 앞쪽 짐칸에 있었다.)
그리고 아빠의 뒤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바로 줄을 섰다.
나는 마지못해 따라 일어났고 여유 있는 공간에 서 있었다.
그런데 아빠가 짐을 꺼내면서 가방으로 그 아저씨를 살짝 쳤다.
어찌나 그 모습이 답답하고 거슬렸던지...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가 서두르라고 했단다. 하…)
포기하고 나도 엄마, 아빠 뒤에 붙어 바로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리고 잔소리를 시작했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냐, 서두를 필요 없다. 여유 많다 우리. 공항에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 절대 그러지 말아라. 급하면 내가 말해 주겠다.’ 폭풍 잔소리를 했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잔소리,
야심 차게 준비한 서약서가 11시간 만에 무용지물이 되었던 순간이었다.
나부터 잊었었구나.
반성하자 에라이 효년....
열심히 걸어 미국 입국 심사하는 곳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는 준비해 간 Esta visa 프린트도 보지 않은 채 끝이 났다.
(? 이거 비자 발급에만 거의 8만원 정도가 쓰였는데?)
질문은 ‘너희 가족 돈 얼마 가지고 있어?’ 하나였다.
도대체 나는 어떤 부분을? 왜? 걱정한 것인지.
물론 인터넷 후기에 미국 비자 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운이 좋은 건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쉽게 통과해 허무할 정도였다.
LAX 공항에서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야 했다.
두 번의 기내식으로 배도 고프지 않고, 짐을 끌고 다녀야 하니 공항을 돌아다닐 생각조차 못 했다.
잠시 공항 밖으로 한 발짝 나가서 ‘LA 공기다~’ 하고 셋이 웃고 들어왔을 뿐.
‘LA 공항에서 미국 피자 맛 좀 볼래!’라고 생각했던 것도 배가 고프지 않아 싹 사라졌다.
다만 ‘미국 스타벅스 맛만 보자~’ 하고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했다.
응? 스타벅스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맛 똑같을 수가 있나?
내가 커피 맛을 모른다고는 하지만 특별함이 하나도 없었다.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고 (화장실은 한국 공항이 최고다 정말)
다시 비행기를 탈 때까지 또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LA - Lima로 향하는 라탐 항공의 좌석은 또 실패였다!
도대체 왜 이렇게 좌석을 배치하는 것이며 얼마나 빨리 줄을 서야 하는 것인가.
이번엔... 비상구 자리도 없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