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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현정 Mar 22. 2024

28. 엘 칼라파테 (3) _최고의 날, 운수 좋은 날

7/15일 엘 칼라파테(아르헨티나)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온 더 락을 빙하 얼음으로 마시는 장소에 도착!


이미 먼저 출발했던 관광객 팀들이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먼저 가이드가 직접 빙하를 올라서 얼음을 캤다.

시작부터 너무나도 신선한 이 모습.


드디어 빙하 얼음 온 더 락을 받았다.

위스키 맛도 모르면서 괜히 분위기와 기분에 너무 맛있게 마셨다.


자연 얼음이니깐 ㅎㅎ


신나서 엄마 것도 좀 마시고 아빠는 한잔 더 마시고 ㅎㅎ

미리 챙겼던 하트 파이는 또 왜 이리 맛있는 건지.

세상 행복한 시간!!!


빙하를 캐와서 부수는 가이드 ㅎㅎ
빙하 온더락, bonbon(아르헨티나꺼였어!), 마트 하트파이 ㅎㅎ

그렇게 빙하 투어는 끝이 났다.

셸터로 돌아와 (보트 타는 곳 근처!)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미리 민박집 사장님께 구매한 주먹밥!!!

아침에 따뜻하게 싸 주셨는데 조금 식어 있었다.


나는 바람이 좀 부는데도 주먹밥을 들고 나와,

빙하가 보이는 곳에서 먹었다.


엄마, 아빠는 추워서 따뜻한 셸터 안에서.


나는 배가 고팠었나 보다.

주먹밥이 꽤 컸는데 다 먹었다.

빙하 보면서 먹으니 더 맛있었나... ㅎ 특별했지.



다시 보트를 타고 나가기 전에 플로렌스를 찾아서 사진도 찍었다.

엄마를 몇 번 잘 챙겨주어서 고마웠고, 엄마도 예쁘다고 좋아했다.


나중에 사진 봤는데... 플로렌스 얼굴 주먹만 해...

나 왜 옆에서 찍은 거야...


보트 타고 나오는 길에 빙하 앞까지 가서 빙하 동굴도 제대로 보았다.

(빙하 아래가 파여서 브릿지라고 부른다.)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다.

투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장소는 빙하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대!

잘 조성되어 있었다.



** 이곳이 TV에서 보았던, 빙하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인듯했다.

빙하가 무너지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은 소리만 몇 번 들었고, 실제로 빙하가 무너지는 것은 보지 못했다.


아마도 빙하 트레킹을 할 수 없는 날에는 이곳에서 보는 것이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잘 모르지만!)


그렇게 투어는 끝이 났다.

다시 엘 칼라파테로 돌아오는 벤은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듯하다.


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잠에 들었다.

우리 가족도 완전 뻗어버렸다. 꿀잠.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기 위해 엘 칼라파테 시내에서 내렸다.

사장님이 미리 알려주신 양고기 아사도 맛집을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레스토랑 오픈 시간이 안되어서 잠시 시내에서 기념 마그넷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엘 칼라파테에만 있다는 빙하 맛 아이스크림!!

역시나 맛있다.



그렇게 레스토랑 오픈 시간에 맞춰 가게로 향했다.

5분 기다려서 오픈런 ㅎㅎ

우리 가족 말고 한 팀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맛집이라고 하니깐 왔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먹은 아사도의 충격이 있어서 살짝 두려웠다.


인터넷 사진, 메뉴판을 총동원해서 양고기 아사도, 샐러드, 감자 계란 오믈렛? 을 시켰다.

와인? 빠질 수 없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그런 느낌의 아사도면 또 엄마가 드시지 못할 듯해서 오믈렛까지 시켰다.

심지어 엄마는 양고기 특유의 향 때문에 양꼬치도 거의 드시지 않는다.


그런데 걱정했던 양고기 특유의 향? 하나도 없다.

그냥 이게 양고기 맛이구나.


그리고 걱정했던 질김? 하나도 없다.

첫날 먹은 아사도와는 너무 달랐다.



La tablita!!!!

여기 진짜 못 잊는다.


엄마도 너무 잘 드셨다!!! 이것이 중요하다!!!!

아빠와 나는 말할 것도 없고 ㅎㅎ


그리고 남미 여행하며 거의 매 끼니 먹었던 샐러드의 소스는 여행 전부를 통틀어 가장 맛있었다.

그냥 올리브오일이랑 발사믹 소스인듯했는데, 샐러드 두 번 시켜 먹었다.

부드러운 고기와 상큼한 샐러드는 미친 조합을 이뤄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ㅎㅎ

최고의 하루를 자축하며 아빠와 나는 와인을 두 병이나 마셨다.

(양고기 아사도, 계란 감자 오믈렛?, 샐러드 두 번, 와인 두 병 전부 36000페소 75달러...!!!)


엘 칼라파테의 야경


그리고 마트에서 또 파타고니아 라거를 사서 숙소를 갔다.

과음 ㅎㅎㅎ


여행 중에 단 한 번도 과음을 절대 하지 않았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긴장!


그런데 엘 칼라파테의 그 분위기에 취했나?

마음이 너무 편했나?

빙하에 반해서 너무 기뻤나?

기분 좋게 취해 버렸다.

 

취해서 민박집에 있는 네그로(한국어로 '검정'의 뜻으로 '검둥이') 라는 개랑 엄청 놀았다.

집 안으로 절대 들어가지 않고, 말도 너무 잘 듣는 정말 똑똑한 개였다.


절대 집안으로는 들어가지 않는 네그로!!!


엄마, 아빠가 맛있게 드신 한식 조식을 시작으로

날씨도 완벽하게 도와줬던 빙하 투어,

평생 잊지 못할 양고기 아사도와 와인 두 병을 마신 저녁 식사.


엘 칼라파테. 반해 버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엘 엘칼라파테까지

아르헨티나 매력이 넘치다 못해 미친 곳이구나.


음... 여기까지는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스카이다이빙도 잊은 지 오래였다.)


적응을 한 것인지, 긴장이 살짝 풀린 것인지,

아빠와의 다툼도 줄어들었고, 걱정했던 그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 하지만 원래 인생이 완벽할 수 없지.

나도 알고 있다.


이때까진 내일의 일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니 취해 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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