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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현정 Mar 28. 2024

32.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 (1) _ 돈의 맛을 알다

7/17일 엘 칼라파테 >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7/17일 오후 5시.

이과수 구경 마쳤을 시간이다.

키위 사이트 놈들아 하하하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반팔 입고 있어야 하는데 이놈의 바람막이 벗지도 못하고!!

(일기장에는 그냥 진짜 욕이 써져 있다.)


공항에 또 매우 빨리 도착해 카페에 조금 있었다.

그리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체크인!!

하하!!

가방에 노란 표도 따로 붙여줬다.

(근데 이거 소용없던데 왜 붙인 거니?)



공항의 히터가 너무 빵빵해서 엄~청 더웠다.

또 또 비행기 타기까지 기다림의 시간.


우와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줄도 안 기다리고 바로 비행기 탑승이다.

좋구나 돈.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다시 가는 비행기.

그냥 공항만 스쳐갈 줄 알았는데...

정말 착잡하다 기분.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의자가 아니라 소파다.

너무 편했다.

앞뒤 양옆 전혀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국내선 비행이고 이코노미석이 3, 3 좌석의 작은 비행기였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은 2, 2 좌석이었다.

엄마, 아빠는 앞에 앉으시고 나는 뒤에 남미 아저씨와 앉았다.


남미의 모든 비행기는 간식을 준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쟁반에 샌드위치, 빵, 과자, 땅콩을 주었다.

좋구나 대접받는 기분이다.


근데 빵순이인 나도 맛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 누가 맛있게 먹는 거지?



그리고 이건 나의 느낌인 걸까?

기분 탓인 걸까...?


남미 여행을 하면서 남미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많이 느꼈다.

그렇지만 혼잡한? 비행기 안에서는 크게 느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무뚝뚝? 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승무원이 서빙을 하며 나에게 말을 시켰다.

'너 스페인어 하네?, 어느 나라에서 왔어?' 웃으며 질문을 했다.

나는 그냥 커피를 달라고 스페인어로 말했을 뿐이었다.


기분 탓인가? 내 기분이 좋아서 그렇게 느꼈을까?

하필 프리미엄 이코노미 앉아서 상냥한 승무원 언니라고 느끼다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씁쓸? 착잡? 했다.

그렇게 키위 놈 생각과 왜 승무원 언니가 말을 걸었는지 생각을 하며 비행기 안에서 일기를 썼다.

 

도착 즈음에 부에노스아이레 국내 공항인 호르헤 뉴베리 부근 상공이 신기했다.

계획도시처럼 균일하게 나누어진 지역에 딱 절반은 하얀 불빛, 절반은 주황 불빛이었다.

(왜 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찾아도 내용이 나오지 않네요ㅠㅠ)



신기해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으니 옆에 아저씨도 사진 좀 찍어 달라며 폰을 내미셨다.

열심히 찍어드리고!!!


우와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비행기 내리는 것도 일등이다.

좋구나 앞자리. 돈이 최고다.

 

진짜 큰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은 얼마나 더 좋을까

언젠가는 부담 없이 비즈니스석을 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비행기를 내려 짐을 찾는 곳으로 갔다.

우리 짐은 노란 표시가 붙어 있으니 일찍 나오겠지?

기대를 하며 짐 찾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응?

스크린에 떠 있던 짐 나오는 곳에 짐이 나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기다리는 듯하여 계속 기다리는데,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았던 아저씨가 나에게 오더니 저쪽이라며 알려주었다.


역시! 남미 사람들 친절해!!

심지어 오늘은 친절한 승무원 언니도 만났어!!


짐을 찾는데 노란띠는 왜 붙인 걸까?

우리 가족 짐은 엄~청 늦게 나왔다.


그렇게 공항을 나와 바로 택시를 탔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또 올 줄이야.

엄마, 아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무사히 도착해서 한시름 더 신 듯했다.


아,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편히 와서 기분이 조금은 좋았다.


공항이 멀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30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서둘러 하고 방으로 향했다.


가격을 잘못 보고 예약한 조금 비싼 호텔!

좋구나 역시.

엑스트라 베드도 잘 준비되어 있었다.


내일 호텔 헬스장 가려고 양치, 세수만 하고 취침을 했다.

휴...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는 것일까

돌아버리겠다.

 

키위 사이트 예약 취소 사건으로 이래저래 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돈을 썼더니 소파에 앉아 비행을 했고,

괜히 승무원 언니가 웃으며 말을 걸어준 듯하고,

좋은 호텔까지.

그냥 생각이 좀 많아졌다.


일기 옮겨 적는 지금에서야 생각이 드는데

이때도 지치지 말고 힘내서 아르헨티나 와인 한잔 더 하고 잘 걸...!!

지나온 모든 것이 아쉬운 지금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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