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거의 잠을 설쳤다.
위층에서 나는 소리, 아빠 기침하는 소리 등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침대? 의자? 끄는 소리, 쿵쿵 발소리)
아빠는 엘 칼라파테부터 목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
그래서 어제 호텔 바로 옆 약국에서 약을 사서 드시고 잠에 드셨는데,
건조한 호텔 때문에 여전히 불편하신 듯했다.
6시 알람이 울렸다.
살짝 고민을 했지만 운동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헬스장을 찾아갔다.
엘리베이터 꼭대기 층(그래도 7층)까지 가서 계단으로 한 번 더 올라갔다.
작지만 심플, 깨끗, 있을 건 다 있었던 헬스장.
40분...? 45분...? 쯤 했나 ㅎㅎ
땀만 살짝 내고 내려왔다.
역시나 운동을 혼자 한다는 건 엄청난 마음의 결심이 필요하다.
조식 생각이 크기에 후다닥 내려왔다.
엄마, 아빠는 준비를 끝내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씻고 준비를 했다.
8시쯤 조식 먹으러 갔다.
우와~ 비싼 호텔 조식도 좋다.
샌드위치도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었다.
컵에 티라미수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이 있어서 들고 왔다.
그런데 우와 둘세데레체가 층층이 가득 들어있었다.
캐러멜 소스를 한 입 앙- 먹은 느낌?
반도 못 먹었다.
(내가 못 먹을 정도면... 진짜 심하게 단 거다.)
** 빠질 수 없는 커피! 물론 맛은 잘 모르지만 남미의 모든 커피가 다 맛있었다.
이 맛에 돈 쓰지. 이 맛에 호텔 오지.
좋다. 하하 어젯밤 비행기부터 돈이 최고인 것을 마구 느낀다.
조식을 먹고 아르헨티나 돈도 남아서 이것저것 사러 나가자고 했다.
(오늘 브라질로 이동!)
아빠의 컨디션이 무척 안 좋았는지 싫다고 하셨지만, ‘아빠 술 사는 거다. 나가자.' 하고 끌고 나갔다.
근처 마트로 갔다.
아빠는 정말 위스키만 딱 사더니 바로 호텔로 들어가셨다.
컨디션이 매우 안 좋으셨나 보다.
엄마랑 나는 조금 더 구경을 하려고 다른 마트를 갔는데 딱히 살 것도 없어서 호텔로 돌아갔다.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조금 쉬었다.
분명 엄청 여유가 있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나왔다.
공항까지 가는 버스를 환승해야 했기 때문에 버스 환승 정거장까지만 택시를 타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좋다.
다시 한번 잊고 있던 스카이다이빙이 생각난다.
(어디서든 꼭!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못하니 더 오기가 생기잖아!)
그렇게 1시간 20분 정도? 걸려서 공항에 도착했다.
바로 체크인하는 곳으로 가서 줄을 서는데...
우리 가족은 항상 빨리빨리 가기 때문에 늦은 적이 없다.
그런데 이곳 업무 처리 능력 무슨 일일까.
체크인을 기다리는데 여유 따위 없어졌다.
사람이 많지도 않았는데...??
살짝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시간이 임박해지니, 드디어 관리자가 앞으로 나왔다.
'리우행 앞으로 나오세요' 이러면 마음이 급해진다고!
우리 가족은 안 그래도 빨리빨리인데!!
돈이 많이 남아서 식당에서 술도 한잔 더하고, 면세점 구경 천천히 하려고 했는데,
무슨... 어휴
기다리다 기다리다 우리 가족이 한 생각은.
'사람 문제가 아니라 이건 컴퓨터가 분명 엄~청 느릴 것이다!' 결론.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정말 한 명, 한 명 처리가 매우 느렸다.
** 공항에서는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여유 시간을 가지고 가는 것으로!
급해진 마음에 서둘러 출국심사를 마쳤다.
면세 구경을 할 시간도 없어!
이 와중에... 아빠는 화장실 급하다고 가버렸다.
돈은 많이 남았고, 뭐 사야 할지 모르겠고....
술! 일단 술을 사자.
마음이 급하니 달러랑 페소 환산도 잘 되지 않았다.
그냥 눈에 보이는 술 사고, 초콜릿 사고, 계산하면서 핸드크림 사고.
이때 엄마가 비행기 시간 때문에 예민해지셨다.
키위 사이트 예매 취소 사건 영향이라고 본다.
한국은 보내주겠다니깐 ㅠㅠ
'엄마 괜찮아 우리 안 가면 방송으로 부를 거야' 해도 역시나 소용없지.
그렇게 후다다닥 뭐 샀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이것저것 사고 나니 얼추 돈을 다 썼다.
아빠는 화장실 갔다가 길이 엇갈릴까 봐 게이트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서둘렀는데 연착 ㅎㅎ
뭐.. 그렇지 뭐 ㅎㅎ
조금 남았던 돈은 스타벅스에서 빵이랑 커피로 싹~ 끝낼 수 있었다.
또!! SUBE 카드도 싹 털어서 기분 좋았다.
1시간? 정도 기다렸을까,
리우행 드디어 탑승!
라탐 항공은 간식이 너무 맛있고 와인도 줬다!
또 신이 났다.
아빠랑 한 잔씩 크~
엄마랑은 미리 다운로드 갔던 영화 '클래식'을 봤다.
3시간 걸려서 마지막 남미의 여행지인 리우에 도착했다.
(거리는 짧은데 비행기 왜 이렇게 비싼 것이냐)
길고 길게 느껴졌던 아르헨티나가 끝이 났다.
나는 아르헨티나에 버려지길 바랬다.
많은 사람들이 왜 아르헨티나의 매력에 빠지는지 알았다.
그렇지만 리우행 비행기를 타는 엄마, 아빠는 아르헨티나를 벗어나서 기뻐 보였다.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그 표정 ㅎㅎ
스카이다이빙을 하지 못했고,
이과수를 보지 못하는 큰 사건도 있었지만,
완벽했던 빙하 투어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엘 칼라파테 탐방은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르헨티나 - 한 달 살기도 부족하다.
여유 있는 사람이 되어서 비즈니스석을 타고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한 달? 세 달? 살기를 해야겠다.
언젠가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