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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8시간동안 밀도있는 제안준비로 성공적 입찰발표하기


오늘은 당일치기로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어린이과학관 리모델링 제안 발표였고,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들어 가장 집중했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짧은 발표였지만, 그 30분을 위해 이틀을 통째로 쏟았습니다.


제안서는 금요일에 제출하고, 발표는 월요일이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단 이틀. 그 안에 사업의 전반을 파악해야 했습니다.

기존 건물의 구조와 층고, 전기·소방·통합제어 시스템,

각 콘텐츠의 과학적 설정과 운영 방식,

연령대별 체험의 난이도와 몰입도까지

모두 다시 확인했습니다.


과학관이라고 해서 과학만 보면 안 됩니다.

현장의 제약, 운영 인력, 안전 기준, 동선의 효율성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한 가지라도 놓치면 발표에서 흐름이 깨집니다.

이틀 동안 발표 자료를 반복해서 읽고, 15분 분량의 멘트를 통째로 숙지했습니다.

200개가 넘는 예상 질의응답 리스트를 만들어, 직접 답변을 써보고 입으로 여러 번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시간은 항상 모자라고, 해야 할 건 계속 생겼습니다.

주말 일정도 있었고, 회사 업무도 병행해야 했지만 결국 잠을 쪼개서 새벽까지 완벽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게 제안 발표의 현실이자 매력이죠!



발표는 결국 사람의 일!

좋은 발표는 문장을 잘 읽는 게 아니라

‘이 제안이 왜 필요한가’를 스스로 확신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 콘텐츠가 필요했는지, 어떤 한계를 발견했고, 어떻게 보완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발표 순서였기에 앞선 다섯 팀이 발표를 마치고,

평가위원 일곱 분의 표정에는 피로가 묻어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다행히 발표를 시작하고 몇 분 지나자, 시선이 전부 화면으로 향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말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로 바꾼 것을 모두가 알아주고 집중해주신 거였는데요.

역시 발표는 논리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발산도 중요합니다.


발표를 마치자 위원장님이 물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항상 이 질문이 좋습니다.

보통은 시간 관계상 그냥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마무리할 기회를 직접 주셨습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이번 제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방향,

그걸 제안 안에서 어떻게 풀어냈는지를 짧게 정리했습니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발표장을 나오는 순간, 마음은 편했습니다.

현장에서의 30분은 짧았지만, 저는 그 30분을 위해 최선을 다했거든요.

기획서 한 장, 슬라이드 한 줄, 심지어 발표 속 호흡 하나까지 다 다듬었습니다.


이 일은 결국 현장을 얼마나 체화했느냐의 싸움입니다.

그 공간의 공기, 아이들이 뛰어다닐 동선,콘텐츠가 작동하는 방식까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으면

좋은 제안은 나올 수 없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을 온전히 해낸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결과와 상관없이 후회는 없습니다.


요즘은 입찰 발표가 주 1~2회씩 이어지고, 데모데이 운영과 대기업 교육 일정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하루 단위로는 정신없지만, 결국 남는 건 ‘현장을 통째로 이해했던 경험’입니다.

이번 밀양 발표도 그중 하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짧았지만 밀도 있었고, 빡빡했지만 빈틈이 없었습니다.


다음에는 빠르게 제안 PT를 완성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48시간 안에 제안을 완성해야 할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무엇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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