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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백 Sep 29. 2024

추석에 예비시댁에서 전 대신 錢(돈 전)을 부치고 오다

6.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던 구옥 빌라 인테리어, 이 정도면 살 만하겠는데?>


세상에는 쉬운 것은 없겠지.

하지만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직장 근처, 신축아파트, 

돈에 맞추어 가장 소형아파트를 고르려고 했던 것이 그중에서는

가장 편안한 선택이었고,

어쩌면 미래의 나에게 짐을 넘겼던 행동이었던 것 같았다.


형님이나 둘째 작은어머님은

그런 미래의 나와 예랑의 짐을 덜어주고자 했던 것이구나.

게다가 미래의 나와 예랑에게는 아기가 함께 하고 있을 시기라

차라리 지금 더 고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이야기 었구나.

갑자기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것이

연애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다른 리그로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책임감이 밀려왔다.






"자기야, 이거 봐바. 괜찮지?"

"이 사람은 인테리어 여러 번 하다가 인테리어 박사가 되었대, 하하"

"우앗, 이런 빌라는 꽤 괜찮은데, 우리도 복층 옥상 루프탑으로 꾸며볼까?"

"에이~나중에 아기가 태어나면 위험할 거 같아서 싫어"

"여기는 지하가 연결되어 있어서 지하창고를 쓸 수 있대, 너무 신기하다, 처음 봐."

"오오 그럼 거기에 안 쓰는 짐이나 기저귀 같은 것도 막 쌓아놓을 수 있겠다!"

"자기야, 여기 봐. 여긴 1층 마당으로 폴딩도어가 열려. 

단독주택 같다. 그럼 눈 오는 날 여기서 애기랑 눈사람도 만들 수 있어?"


어느 순간 우리 대화 속에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가 등장하고, 안전 문제까지 고려되기 시작했다 하하.


"우아, 생각보다 살 만할 것 같아, 우리도 이렇게 고쳐보면 어떨까?

같이 유튜브와 블로그로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스타일과 

업체 연락처, 주의사항 등을 캡처하고 저장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방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누군가 오신 모양이었다. 



빨리 나가보자, 

반포 작은 아빠가 오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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