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이번에 도착하신 분은 반포에 사시는 막내 작은아버님네셨다.
남편은 어릴 때, 막내 작은아버님이 결혼하기 전까지
같이 살았던 추억이 있어서인지 유독 반포 작은 아빠라며
장난스레 부르기도 하고 형처럼 따르곤 했다.
아버님 형제분들은 다들 비슷한 월급쟁이인데,
이 분만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에 자가로 거주하셔서
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아재개그의 달인 둘째 작은아버님께서 나서셨다.
“어쿠~ 우리 반포 부자 오셨네. 너무 늦길래
나는 반 포기하고 있었지 뭐야~하하”
“하여간 형님은 참~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걸 가지고 자꾸 뭐라 하세요 ㅎㅎ”
그러자 막내 고모님께서는
“아니야, 오빠. 내가 계약서 숱하게 써봤지만,
오빠처럼 머리 잘 돌아가는 투자자 보기 힘들어.
참 잘 됐네. 애들 결혼선물 미리 준다 치고 오늘 재테크
도움말 좀 주는 건 어때? 그렇지 않아도
애들 신혼집 때문에 오늘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있었거든”
“맞아요. 우리가 백 말하는 거보다 도련님 한 마디가 더 도움 될 듯요.”
나도 이제는 좀 신이 나 있던 참이었다.
“잘 배우겠습니다~! 작은 아버님”
막내 작은 아버님께서 는 좀 머쓱해지셨나 보다.
“이런이런~ 새 신부까지 협공을~”
그러자 마침내 우리 어머님께서 나서셨다.
“오늘 도련님이 노하우 안 알려주면 저녁상 안 차리렵니다”
“아이고~ 네, 네 알겠습니다. 해야지요. 어느 안전이라고요 ㅎㅎ”
쉽게 들을 수 없는 반포 입성 노하우-두근두근
나는 귀를 쫑긋 세웠다.
그리고 예비 시댁의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오히려 우리 집에 있을 때보다도 일을 더 안 하잖아? 하하.
우리를 귀하게 여겨주시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 주시려는
어른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말씀 하나하나가 귀에 와닿았다.
“누구나 시작은 비슷해요. 그런데
자가를 언제 장만하느냐가 그다음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둘째 어머님은 심지어 카톡에 메모까지 하시면서
열심히 맞장구를 치셨다.
“맞아요, 그래서 저도 오늘 애들에게 아파트 전세 대신
재개발 빌라를 사라고 말했어요 ”
“그것도 방법이죠. 시작하면서 몸빵이 가능하다면요.
가장 말리고 싶은 것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청약만 기다리는 거고요.
지금은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애도 셋 이상 낳아야
강남 아파트 청약에 기대라도 걸 수 있는데
하나 낳고 셋이 살면서 그것만 기다리는 분들도 많아요.
재개발 빌라를 사서 신축 입주권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그보단 훨씬 낫습니다.
우린 아파트가 아니면 안 된다…그런 생각이라면,
전세를 한 번 산 다음에 조금 일찍 아파트 매수를 해보는 것이 좋아요.
일단은 역세권 중소형 중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로 찾아보면 돼요”
(예비 신랑) “우린 직장이 광화문, 선릉이라 근처 가격이 비싼데요”
그러자 반포 작은아버님께서는,
“광화문이면 1호선, 5호선, 선릉이면 2호선,
신분당선에 한 번만 갈아타면 되는 7호선도 생각할만하거든.
그럼 중심지가 아니더라도 이 노선들이 지나는 곳을 잘 봐둘 필요가 있어.
전세자금이 얼마 정도라고 했지?”
“전세금 대출받아서 6억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
그것도 조카 부부가 광화문, 선릉으로 각각 갈 수 있는 역세권이 있어"
"거기가 어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