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이다. 꽃별이다. 불꽃이다. 속을 태워 너의 눈동자 속으로 달려가야 하는.
셀 수 없는 광년의 거리를 너를 생각하고 생각하며 차고 광막한 공간을 건넜고. 덕분에 우주의 시간은 온통 네 이름을 변주하는 서사로 가득 차 웅장한 세월의 교향곡도 따지고 보면 침묵으로 요약될 수 있는 것이고.
입을 열면 너의 손끝을 데게 할까 차마 말 못하고 나는 단지 다소곳한 처녀일 뿐이다.
혼을 사르는 불꽃 꽃 그것도 꽃이라고 네가 어여삐 여겨 준다면 나의 멸망을 너의 작은 발 앞에 던져 놓겠다.
외마디 감탄을 향한 추락이 끝없어도, 그렇다면, 단지 그런 고요한 송이 보드라운 이파리들이 땅에 입 맞춰 내리는 수천의 키스가 되어. 그저 너의 맨 발을 가리려고 그것이 부끄러워서 그랬다고 소리 없는 변명으로 머무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
목구멍을 데치는 타오르는 말의 향연도 나부끼는 가냘픔인 양, 고요한 헌화로 이름 없는 편지로 젊음의 치기로 너의 이름을 불러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