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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픽쳐스 Jul 15. 2018

B급상점 '삐에로 쑈핑'을 가다

일본에는 ‘돈키호테’라는 드럭스토어가 있다. ‘돈키호테’는 창고를 연상케 하는 디스플레이 때문에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매장 안을 둘러볼 수 있는 잡화 할인매장이다. 같은 물품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고, ‘엽기발랄’한 의상부터 인테리어 용품, 문구류, 식품류까지 값싸고 다양한 물건들이 매장을 가득히 메우고 있다.


가본적은 없지만 인터넷을 찾아보고 “우리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로망을 가지고 있다. 근데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6월 28일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만물 잡화상 컨셉의 '삐에로쑈핑' 1호점을 개장했다. 

‘삐에로쑈핑’은 일본의 유명 잡화점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고 B급 감성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신세계 정용진부회장이 1년 동안 공들였다는 야심작이며 올해 안에 서울 동대문 두타, 신세계 본사 (논현동)등 2개의 지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쇼핑을 ‘쑈핑’이라 된소리로 발음하는 네이밍이 제법 파격적이다. 삐에로 쑈핑의 규모는 지하 1층 매장과 지하 2층 매장을 합쳐서 760평 정도. 일반적인 드럭스토어와 비교한다면 크지만, 직접 방문해 돌아다니다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이 정도 규모에 진열된 상품이 매우 많았으며 현재 4만 가지 상품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왠지 물건들의 무덤 이라고 보면 맞을 듯 하다. 좁디 좁은 통로를 미로찾기 하듯 돌아다니다 보면 못보던 물건이 계속 발견된다.

구하기 힘든 제품들이 한데 모여있는 것이 장점 이지만 단점은 가격이 그리 싸지 않다는 것이다. 유통기한 임박상품이나 재고상품, 부도상품들을 매입하여 급소가격, 갑오브값 등의 명칭을 붙인 초저가 스폿상품, 특가상품 코너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삐에로쑈핑’ 같은 드럭스토어가 익숙하지 않다. 오히려 제대로 정돈된 마트나 올리브영 같은 드럭스토어가 익숙하다. ‘돈키호테’를 표방한 신세계의 혁신적인 도전이 잘 정착 됐으면 좋겠다. 아쉬움이 많지만, 매장 입구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잇따르는 걸 보면 이미지 메이킹은 꽤 성공적인 것 같다. 


빈픽쳐스 박원빈 PD

wb@beenpictur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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