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짠내나도 일단 경영해보겠습니다!
지난 주 지민, 정수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돼지국밥 집으로 향했다. 옥동식이라는 이름의 미쉐린에 오르기도 한 유명한 맛집이다. 회사 근처가 아니었다면 가볼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묵직한 놋그릇에 맑은 육수, 그 위에 얇게 저며진 수육이 올라간다. 첫 맛부터 몸을 데우기 좋은 뜨끈하지만, 뜨겁지는 않은 온도에 추위에 언 몸을 녹인다. 국물이 맑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볍지는 않은 맛이다. 지민은 그 옆에서 한참 미간을 구기며 음미했다.
식사가 끝나서도 지민은 여전히 돼지곰탕의 여운에 잠겨 있었다. 정수는 그럭저럭이었던 모양이었다. 우리가 맛있게 먹으니, 그 이유를 물었다. 지민은 구구절절 이유를 덧붙였지만 내 머리에 남은 건 한 줄이었다.
"식었을 때 간이 진짜래!"
첫 한 입만 기억하는 타입이라 한 번도 식었을 때 간을 생각해본 적 없었다. 곱씹어보니 식었을 때 간이 달랐던 거 같다. 짠맛은 식었을 때 강하게 나기 때문에 뜨거울 때 간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집에 염도계를 두고 살지는 않으니 그 사실을 안 뒤로 펄펄 끓는 음식을 만들 때 식었을 때 간을 고려해 살짝 싱겁게 간을 했다. 오히려 그러느라고 몇 번 펄펄 끓는 숟가락을 입에 넣다 뎄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종종 저지르는 바보짓이다. 그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다.
회사를 준비한지 3개월, 대표가 되어가는 나는 펄펄 끓는 일들을 입 안에 넣으려 한다. 함께 하는 동료들의 일에 자꾸만 내가 먼저 입을 대거나, 뭔가 지금 빨리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버페이스를 했던 부작용이 매일 매일 일어난다. 경기 불황이라는 뉴스도 너무 많고, 사업해서 잘 된 사람들 얘기는 나랑 너무 멀게 느껴진다. 대표랍시고 혓바닥을 다 데어가며 간을 봐야할 것 같은 조바심과 나한테는 맛있는 게 정작 남은 너무 짜면 어쩌지 눈치보는 쪼잔함 사이에서 이리저리 헤매며 갈 길을 찾아나가고 있다.
짠내나는 결과를 맞이할까 두렵지만 일단 이것저것 해본다. 식었을 때 간이 진짜니까! 정말 환상적으로 멋진 회사를 만들어볼 수도 있잖아? 그게 아니라면 물도 좀 더 붓고 맛있어질 때까지 졸이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