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환관의 무능한 왕을 만들기 위한 메뉴얼
* 이 글은 캐나다 생활을 다루는 네이버 카페에 작성했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캐나다에 이주 후 자식들의 교육 문제에 이것저것 고민이 많은 글들을 보고 작성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컴퓨터 앞에 앉으니 어김없이 딴짓이 하고 싶네요.
그래서 딴짓이 하고 싶으면 딴짓부터 미루지 말고 하고 그 담에 할 일을 하자... 라 생각하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로했습니다. 머리 속이 복잡하면 정리하고 가는게 맞는 것 같아서요
저는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습니다. 하등 쓸모없는 과라며 그나마 과가 몇 년 전엔 학부로 편성되며 사라지기 직전입니다. 대학이 취직의 발판 정도로 취급되는 데에서 영어점수 스펙 점수에 뭐가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오늘도 저는 살면서 많은 것을 그 과에서 배웠고 여전히 배우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사학과에 대한 편견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그 편견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희 과엔 참 기인 같은 선배들이 많았습니다. 일상 대화가 불가능한 일방적인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어느 날은 과방에 앉아서 다들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는데 한자만 잔뜩 적힌 책을 읽던 선배가 너무 재밌는 걸 발견했다고 눈빛이 반짝한 겁니다. (한자가 가득한 책이 재밌다는 어패가 있는 것 같지만 저희는 경험상 알고 있습니다. ㅋㅋ) 우리는 모였습니다.. 그 선배가 야사, 야설을 아주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선배였거든요.
자세한 단어는 기억이 없습니다만 기억을 옮기자면 주무르기 쉬운 패왕을 만들기 위한 방법에 대해 중국의 환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적어놓은 내용이었습니다.
환관들이 왕을 앞에 앉혀놓고 자기 맘대로 정권을 주무르려면 자기 말을 잘 듣는 무능하고 다루기 쉬운 왕으로 길러야 하는데 그 방법을 세력들에게 물리기 위해 적어놓은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20년도 넘은 일이라 일일이 기억하지는 않지만 그 내용 일부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내용 일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가장 기억나는 문구는
' 음식을 민감하게 먹여라 '
- 음식은 귀하고 민감한 음식만 먹여라, 음식에 따라 기질을 가장 변하게 하기 쉽다
귀한 음식만 대하면 일반적인 음식을 먹지 못하며 음식으로 민감해진 기질은 날이 갈수록 예민해진다. 혀끝의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신경질이 나고 자기 성질을 스스로 다스릴 줄 못하게 된다 이 기질은 나중에 참을성을 도저히 기르지 못하게 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아무거나 먹이지 말고 꼭 다스리고 다스려 꼭 귀한 음식만 먹여라 .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것만 먹여 아무 음식이나 쉬이 먹지 못하게 해라. 그리고 항상 풍족히 먹여라. 풍족히 먹여 조그만 공복에도 펄펄 뛰게 만들어 쉬운 일에도 주변에서 쉬이 매번 미움을 받게 만들어라
' 즐거운 일만 가까이 하게 하여라'
- 가장 쉽게 유흥에 빠질 수 있도록 하여라. 이는 내내 미끼가 되어 크고 나서도 쉬이 다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어려운 일이 나서면 쉽게 유흥으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여자, 술, 놀이 그 무엇이라도 가까이 할 수 있게 하라. 쉬이 즐겁게 만들어주고 내내 즐겁게 만들어 주기 위하여 기꺼이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웃게 만들어라. 너를 다루기 쉬운 사람으로 착각하게 될 것이다. 중간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거든 절대 어린 왕에게 목소리를 내게 만들지 말아라. 대신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화를 내어라. 어린 왕은 결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저 신경질 내게 하고 화를 내게 하여라. 옆에서 화를 내더라도 이치와 옳고 그름을 따져 벌을 주지 말아라 . 무조건 왕이 옳아야 한다. 무조건 상대방이 잘못한 것이어야 한다. 권력을 가르치고 상대방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가르쳐라. 어린 왕은 권력을 사용함에 있어 옳고 그름에 없다고 알아야 한다.
'절대로 어려운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슨 이야기를 하던 이치에 따져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행동 그릇된 행동을 보더라도 그래도 무조건 옳다 옆에서 편이 되어 주어라. 결코 스스로의 허물을 스스로 볼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 옆에서 허물을 가르치려고 하는 자가 있으면 베어버려라. 충직한 혀는 결코 다무는 법이 없다. 그 혀는 어린 왕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잘못을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무조건 감싸주는 신하가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무슨 일에도 화로 일을 다스리고 수신(修身)하지 않는다. 무조건 본인만 옳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를 어려서부터 알게 하면 좋은 의견을 들을 줄 모르니 무능하게 하는데 매우 귀한 방법이다. 아니 라고 말하는 자를 가히 옆에 두지 않는다.
'항상 가장 좋다는 것만 보이고 주어라.'
항상 좋은 것만 보고 가장 좋다는 것만 갖도록 하여라. 이는 다른 이들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가장 좋은 것을 귀히 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만 보고 살게 하면 쉬이 무시하는 감정이 생긴다. 스스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는 자는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한다. 기질적으로 민감하게 키운 왕은 아무것도 쉽게 해 보지 못했기에 모든 판단이 쉽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못한다. 이렇게 키우면 바로 옆의 달콤한 사람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며 사람을 베는 일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항상 상대를 천하게 보고 본인의 고통 이외에는 아무것도 이해하려 들지 않으니 귀찮은 일에도 쉬이 칼을 사용한다. 정치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상대의 어려움 고통에 귀를 기울여선 안 된다. 오로지 본위의 안위에만 안주하려 들면 옆에서 다루기 쉽다. 손안에 돌을 쥐어주더라도 땅에서 주워 다루고 다루어 모서리를 스스로 다듬게 하지 말아라. 당장 버리라 일러라. 반드시 귀하고 귀하게 완벽하게 동그랗게 다듬어진 옥돌만 좋다 이르어라. 그리하여야 스스로 어려움을 모르고 남의 아픔을 모른다. 사람을 천히 여기거든 그리 하도록 두어라. 사람을 천히 여기고 어려워하지 않아야 그 왕이 필히 무능하고 미움받는 왕이 되어 다루기 쉽고 맘대로 하기 용이하다,
한 열가지 있었던 것 같은데 자세히 다 기억도 나질 않고 대충 기억 나는 내용에 제가 더해 살을 붙였습니다.
모든 일이 이리 쉽고 간단치가 않습니다.. 본인이 다루기 쉬운 왕을 만들기 위한 이 처절한 환관의 노력이 보이십니까?
무능한 왕으로 키우기 위해 이리 옆에서 노력을 했다네요.
참으로 어려운 길이었을 겁니다.
이야기가 너무 무겁고 무서웠다면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세상 쉬운 길이 없다지만 ,, 그래서 피해가고 싶은 길이 많다고 합니다만 저에게 좋은 부모의 길은 멀기만 하고 험하기만 하고 끝이 없네요
오늘도 여러분의 노력이 원하는 방향에 잘 서 있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