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고 싶다면 알아둬야 할 기본 원칙
** 본 내용은 캐나다 살이 카페에 2020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이며 인종차별이 민감한 사회에 살고 있다면 조금의 도움이 되고자 작성한 글입니다.
저는 20여년 전 캐나다에 와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IMF 시절이어서 정말 처절하게 지냈던 기억이 있으면서도 그래도캐나다는 나름 행복했던 기억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었습니다.
영어 공부를 타이트하게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영어 튜터라도 신청하려면 매일 커피 값도 있어야 할 것 같고.. 그게 그 때는 저한테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는 volunteer 를 해보자. 영어를 배우러 온 입장이지만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등원하는 장애학생을 도와주는 volunteer 를 신청했는데 그 때 캐나다 사회에 대해 배우고 여러 생각을 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냥 턱에서 휠체어가 턱을 잘 넘을 수 있도록 밀어주고. 앞에서 문을 열어주고 그런 물리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건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는 어차피 내가 못할 테니. 수업에서 도움을 줄 것은 없을 것이고. 그냥 그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volunteer 를 하기 전 .. 제가 guide 를 받아야 했습니다. 일종의 주의사항 이랄까요.
그 중 가장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 도움을 주기 전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볼 것 이었습니다.
예) 문을 열어줄까요? 하고 물어보고 당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 하도록 할 것
나중에 제가 정규 수업 이외에 선생님 추천으로 다른 수업을 추가로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서 실질적으로 volunteer 를 할 수 는 없었지만 그 가이드를 듣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내 기준으로 행동하는 일이 무례한 일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제가 몰랐던,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꼼꼼하게 배운다는 건 참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매우 선명하게 기억이 남았습니다.
다시 어찌어찌 캐나다로 돌아왔습니다.
20년 후에 신랑과 아이들과 돌아왔네요.
그 기억을 붙잡고 아이들이 캐나다에서 시간을 품고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경험과 교육에 대하여 급하게 서둘러야 했습니다.
어떤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고 안고 품어야 하는지 캐나다가 품은 사고방식과 룰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눈 부릅뜨고 관찰했습니다.
워크 퍼밋을 받고 나서 의도치 않게 꽤 규모가 큰 호텔 안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알바 경험은 전무하다 보니 완벽하지 않은 영어 및 몸에 배지 않은 태도에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전화 영어는 특히 어렵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느 날은 would you spell that? 라고 말했고 그걸 깨닫자 마자 would you spell it, please? 로 바꾸는 등 디테일에도 모든 상황이 문제상황의 시초가 되지 않도록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로 고치고 고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관찰했습니다.
나이애가라 폴스라는 세계적인 관광지의 좋은 뷰를 가진 레스토랑이다 보니 손님도 많고 매우 다양한 손님들을 대해야 했습니다.
회사도 매우 엄격한 룰을 가지고 있는 편이었구요
그 레스토랑에서만 12년 경력의 서버가 있었는데 평소에 목소리도 높고 말도 많고 농담도 많은. 손님들에게 꽤 많은 팁도 턱턱 잘 받아내는 서버 였는데, 아무리 자기 업무가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추가 업무라는게 생기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참 얄밉게 잘 빠져나가는 사람은 항상 빠져나갑니다.. 제 눈에도 얄미운데 그 사람 눈에도 매번 발생하는 상황이 얄미웠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 날도 얄밉게 빠져나가는 다른 직원에게 먼저 한마디 한 거지요.
" I see, because you are a black"
그 서버는 서스펜션 1달. 아시죠.. 서버에게 한달 수입을 통째로 날리는 건 결코 가벼운 징계가 아닙니다.
제가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탓에 BTS 팬인 딸을 둔 cook에게 관심을 받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본인을 전형적인 french Canadian 이라 소개하며 궁금한 건 자기에게 물어보라며 참 다정했던 동료였습니다.
BTS 에 대한 답변은 항상 모르는게 더 많았는데 (심지어 멤버가 몇 명인지도 모름) 발음 교정이나 새로운 상황에 대한 궁금증은 이 친구가 답변을 가장 많이 줬습니다. 이 친구한테 kosher 식 식습관도 배웠구요
어느 날은 자기 딸이 진짜 racist 라며 저를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째려보더라구요.
너 아들 있댔지? 아들이 몇 살이냐? 그래서 대답하니 자기 딸하고 한 두살 차이밖에 안 나네.. 하더니
너는 니 아들이 전형적인 Korean 이라고 생각하냐? 하고 묻더라구요.
부모가 코리안에 코리안 교육 이외엔 달리 받은게 없는데 코리안 아니겠니? 하고 웃었더니.
어제 딸이 창밖을 멍하게 쳐다보더니 아 진짜 한국 남자 만나고 싶다. 한국남자 사귀고 싶다. 한국 남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게 생긴것 같어. 하더랍니다. 그러다 Asian 외형의 남자가 지나가니 저 사람은 섹시해 보이지 않으니 한국남자가 아닐거야 하더랍니다. 그래서 버럭.. 뭐하는 짓이냐고 .... you racist! 라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길래 제가 웃으면서 제 아들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마침 졸업식을 두고 있어서 꽤 단정하게 옷을 입은 사진이라 좀 이쁘게 나왔길래 사진을 모아뒀거든요.
그랬더니... 아 이런 사진은 안돼.. 우리 딸 racist 되는데 더 도움이 될 뿐이야.. 라며 웃더라구요.
racism 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말이 꽤 예민하기에 좀 웃을 수 있는 예를 들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차별(discrimination) 매우 brutal (야만적인) 단어이며 매우 조심스럽고 예민하게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을 따로 받아본적이 없는 제 입장에서는 이 예민함의 기준을 따르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여기 와서 겪어 보니 뉴스에서조차.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조차 그 교육을 받지 않은 것을 매우 눈에 띄게 행동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지기에 글을 남깁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assume (예측) 하거나 categorize(카테고리화) 하는 일이며 그 것으로 prejudge(예판, 편견) 하는 일입니다.
- 도서관에서 유난히 음악 소리를 크게 틀고 떠드는 인도 학생을 봤습니다.
-> 인도 학생들은 모두 도서관에서 시끄럽게 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 이는 차별이고 레이시스트 적인 판단입니다.
한국사람들은 모두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고 친절하다.
좋은 경험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상황을 카테고리화 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서 한 한국계 고등학생이 끔찍한 총기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모든 한국 사람들이 총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며 자신의 분노를 컨트롤 하지 못해 라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이번에 테러의 주체가 이슬람 사람이다.
- 이슬람 사람들은 폭력을 정당화하며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다.
좋은 경험이던 나쁜 경험이던 과거의 경험으로
눈 앞의 사람을 환경을 가볍게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개별적으로 보세요
앞의 사람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세요
개인적인 좋은 경험. 나쁜 경험을 모두 카테고리화하지 마세요.
한 경험을 카테고리화 하는데 매우 특징적인 습관들이 심지어 한국 뉴스에서도 매우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언행이 보이네요.
캐나다에서 오래 사실 생각이시라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불행하게도 항상 우리가 인종차별을 당할 수 있는 약자같은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더 불행하게도 우리가 인종차별을 하는 주체가 무의식 중에 될 수도 있음을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 생활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는 아들
어느날은 엄마가 멍청한 질문을 했습니다.
" 학교에서 인종차별 같은 상황을 마주하거나 그런 ... 일들... 없어? "
한창 사춘기인 아들. 엄마를 자주 째려봅니다.
" (한숨) .. 엄마... 내가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데.. 누가 날 차별해?"
네..... 제 어리석은 언행을 반성하고 고백하며 남깁니다.
그러니 이런 실수는 이 글 읽어보시고 조금이라도 저보다 먼저 줄여내시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