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Mingle !

캐나다 파티 문화

by Beer Alien


* 캐나다 오니 한국에선 생소했던 파티 참석 이유가 왕왕 있네요 . 본 내용은 캐나다 살이 카페에 2019년에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저녁 신랑 회사 연말 모임에 다녀온 얘기 잠깐 할게요.

캐나다에서 연말 모임은 두 번째 인데요. 사실 작년에 제가 호텔에서 근무했던 터라 작년에 두 번 ( 한번은 자녀를 위한 키즈 파티. 하나는 부부 파티) 다녀왔고 올해는 드디어 신랑이 취직해서 회사 근처에서 모임 정도라고 하기에. 저희가 집에서 차로 2 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라. 장소 근처에 호텔을 잡아놓고 애들과 저녁을 먹고 게임기를 풀어준 후 ( 큰 아이가 14 살이라 아이들끼리 있어도 되요) 30 분을 걸어 장소로 갔지요.

사실 작년에 연말 모임 처음 갔었을 땐 좀 깜짝 놀랐던게. 워낙에 직원이 많고 주변에 사업장을 다 소유한 오너라서 파티 규모가 컸었어요. 근데. 무슨 커스튬 파티도 이니고 온몸이 반짝이는 옷과 화장에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분장들을 하고 나타나서 깨끗한 바지에 셔츠 스웨터를 걸치고 간 저희가 약간 쭈뼛댔지요. 호텔이라 유니폼을 걸치고 일하다가 알록달록한 모습 보고 동료들의 다른 모습을 많이 발견한 날이었네요.

그래서 이번엔 어째야 하나 게다가 웬만한 옷들은 이미 박싱을 ( 이사 준비) 해 놓은 상태라. 약간 멘붕이었는데. 뭐 어때. 또 기본 셔츠에 면바지에 스웨터 차림으로 고! 했어요. - 다만 평소에 안 하던 화장을 또 갑자기 하니 제 얼굴이 낯설긴 했네요.

근데 가서 만나니. 오올. 오늘은 옷에 단추가 있네? 오늘은 수염에 맥주 거품 안 묻어있네 ? 정도가 단정함의 기준이었답니다. ㅋㅋ 다행이었죠

신랑이 근무하는 곳이 아니라 주변에 펍이 있는 브루어리 안 쪽의 프라이빗 장소를 대여해서 크게 음악 따로 틀어놓고 마시고 떠들고 마시고 떠들고 그런 분위기 였어요.

그런데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는 people person ( 사교적인 사람??) 은 아니더라도 socialize ( 사회적인 수준의 사교성) 정도는 되지만 그. 영어로 mingle ( 어울리긴 ) 하긴. 좀 겁이 나기는 합니다. 그런데 매번 이런 자리에 가면 제가 이걸 해야 하니. 덜컥 겁이 나죠.

거. 뭐. 그 드라마나 로맨스 소설에나. ‘ 저는 이런 장소가 어색해요 ‘ 하고 혼자 바깥에 있는 건 그저 설정일 뿐입니다. 남자 주인공하고 여자 주인공을 만나게 하게 밑밥일 뿐이구요. 실상은.죽으나 사나. 그 안에 사람들 아는 척 하고 말 걸고 악수하고 허깅하고 이름 외우고 영어로 떠들다 정신 놓는 일의 반복일 뿐입니다. 신랑이야 동료들이니 당연히 아는 거지만. 저는 이미 10 명 넘게 소개 받으면서 멘붕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 이미 알던 애들이 있어서 ( 신랑 근무하는 곳엔 같은 학교 졸업생들이 몇 있습니다 ) 우와 보자마자 어찌나 반갑던지 목소리 높여 long time no see로 허깅부터 시작했네요. 그렇게 아는 사람들이 다행이 주변에 있어줘서 이 Mingle 스트레스가 좀 가라앉긴 했어요.

(캐나다 살면서 초대 받으면 전 개인적으로 이 mingle 스트레스가 넘 심했었어요. 그래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

당연히. 이 모임은 미친듯이 맥주를 마시면서 시작해서 맥주로 끝납니다. 칵테일도 준비되어 있지만 누가 뭐. 마시나요. 다 beer baby(불뚝 튀어나온 배를 서로에게 불러주는 브루어들의 애칭입니다. ㅎㅎ) 를 품고 사는 사람들 인데요. 친한 친구 여자친구가 와서. 자기 남자친구 비어베이비가 너무 잘 자란다고 취직하고 더 커지고 있다고 해서 다들 빵 터졌거든요. 맥주 마시면서 나오는 술배(beer baby)로 연차가 보인다며 ㅎㅎㅎ

중간에. 서로 뭐 마시는데 하면서 뺏어서 맛도 보고 너 몇 잔 째냐 물어보는데. 옆에서 다른 친구가. 아니 여기서만 마신 거 말고 오늘 아침 근무하면서 부터 몇 잔 째냐고 물어야지. 하는 거에요. 그랬더니 대답이 아침에 출근해서 두 캔 마셨고 여기선 4 잔 째야 하더라구요 헐.

모임 중간에 브루마스터가 ( 저희 신랑의 보스 님이시죠) 작년보다 올해 성장도 두드러졌고 모인 사람(직원들)도 두 배이상 늘은 만큼 성장해서 기쁘다. 근데. 오늘 다 집에 잘 가야 더 기쁘다. 그러니 Don’t Drive ! 대리 운전 부르고( 여기도 대리 운전 있더라구요) 영수증 회사에 제출합시다! 로 연설 마무리. ㅋㅋㅋ

요 포인트 부터 술이 더 잘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카라오케도 시작 했구요. 먼저 연세 있으신 분들이 나와서 분위기 잡아주시고 오너 부부 분이 나와서 sweet caroline 을 부르니 후렴구에 직원들이 다 양팔 올려서 오! 우! 워! 하며 율동에 호응이 대단했어요. ( 우리는 고용인들이니까요. 라는 친구의 귓속말에 격하게 고개 끄덕였다는. )

저는 기둥 뒤에 숨어있었는데 신랑 상사한테 걸려서 저도 한곡 했어요. Greenday 의 Good riddance ( time of your life) 불렀는데 친구들이 창피할 정도로 이름부르고 휘파람 불어서 얼굴 벌게져서 불렀는데. 중간부터 다들 따라 불러줘서 다행이 조금 안정.

특히 어르신 분들이 흥겹게 따라 불러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어느 정도 흥이 오르자 사람들이 노래가 끝나면 ‘don’t drive! 로 추임새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도 cheers 대신 don’t drive로 건배를 했구요. 막말을 시작합니다. 내가 지금 이미 취해서 내일 내가 다 기억을 못할 것 같아서 지금 말하는 건데로 시작해서 쏼라 거리기 시작했어요. ㅎㅎㅎ. 알았어. 기억해뒀다 담에 놀려먹겠다 맘 먹고 기억해야 겠어요.

다행이 이미 알던 친구들이 몇 있고. 분위기가 꽤 흥겹고 다들 장난이 많은 유쾌한 친구들의 모임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같이 맘 편하게 맥주 마시면서 잘 보내고 왔습니다.

캐나다 오셔서 아마 저처럼 모임에 가면 mingle 스트레스가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희는 또 여기서 mingle 하면서 같이 살아야 하는 거잖아요.

저는 캐나다 와서 이 mingle 이란 단어는 첨 알았어요. 근데 어제 모임 내내 이 단어가 꽤 맘에 담겼었네요. 제가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또 하나 극복해야 할 단어랄까요.

여러분도 같이 지내요 Let’s mingle!


간만에 도시에 나오니 한국 음식점도 많고 좋네요.

선택의 여지가 많은 도시의 장점을 좀 더 호사스럽게 누려보겠습니다.

다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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