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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어스픽 Aug 14. 2019

마르셀에메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와 함께 마셔본 맥주

[비어스픽] 책맥모임 시즌1 첫번째 모임 후기



한 걸음에 칠십 리를 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안녕하세요, 맥주로 만나는 새로운 경험 비어스픽입니다.

오늘은 지난 11월 14일에 진행되었던 비어스픽 책맥모임 시즌1의 첫번째 모임의 후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진행하는 모임인 만큼 참가자분들 뿐만 아니라 저희도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속에서 프로그램을 함께 했는데요.

책맥모임은 비어스픽에서 선보이는 첫번째 프로그램이자 북페어링 프로그램으로서, 단순히 책을 펼쳐놓고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아닌 작가, 등장인물, 구절, 소재 등 책의 요소요소와 어울리는 맥주를 페어링 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책과 맥주가 함께하는 많은 독서모임들이 있지만, 맥주로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비어스픽인 만큼 새로운 느낌의 독서모임을 선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직까지 '북페어링'이라는 개념이 어색하신 분들을 위해, 지난 책맥모임 시즌1 오리엔테이션의 후기를 공유해 드리오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책맥모임 시즌1 1회차 오리엔테이션 후기 바로가기: http://naver.me/FosVau7H




이번 책맥모임 시즌1 첫번째 모임은 지난번 오리엔테이션과 같이 연남동 인근에 위치한 연남장 2층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연남장은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라운지로서, 2층 공간은 로컬 창작자들을 위한 공유 업무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크리에이터들이 소통하며 창작하는 공간에서 책맥모임을 할 수 있다니.. 덕분에 저희도 더욱 열린 마음으로 열심히 책과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페어링 도서는 바로, 마르셀 에메의 단편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입니다! 마르셀 에메는 『허기진 자들의 식탁』, 『초록빛 암말』, 『술래잡기 이야기』 등의 걸작들을 남기며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특히 마르셀 에메는 주로 짧은 이야기들을 집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의 페어링 도서는 바로, 마르셀 에메의 단편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입니다. 마르셀 에메는 『허기진 자들의 식탁』, 『초록빛 암말』, 『술래잡기 이야기』 등의 걸작들을 남기며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짧은 이야기지만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 페어링할 도서인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익살스러우면서 특이한 인물들, 그리고 간략하면서도 신랄한 이야기 구성에 메르셀 에메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단편집입니다. 덕분에 책을 읽다보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비어스픽에서 어떠한 북페어링들을 준비했을지,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번째 페어링

소설 페어링, 소설 「생존시간 카드」 X 코로나도 22주년 애니버서리 'IIPA'


코로나도 22주년 애니버서리 IIPA(ABV 8.5% / Imperial IPA)

소설 「생존시간 카드」에서는 정부의 강압적인 법령에 의해 사회에 기여하는 생산성 정도에 따라 국민들의 한 달 동안 생존하는 기간이 달라지게 됩니다. 농부나 의사와 같이 생산성이 좋은 사람들은 한 달을 꽉 채워서 사는 반면, 예술가나 노인처럼 생산성이 낮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한 달에 못미치는 삶이 주어지게 되죠.

결국 서로 다른 생존시간 안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은 시간을 거래하기 시작하며 국가는 큰 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소설 속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우스꽝스럽고 가볍게 표현되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책 속의 이야기와 작가가 주는 메시지에 푹 취해버리게 되는걸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코로나도의 'IIPA'는 코로나도 브루어리의 22주년을 기념하면 발표된 맥주로, 딱 작년까지만 생산되었던 맥주입니다. 8%의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 임페리얼 IPA 스타일의 맥주이지만, 쓴맛이 적고 패션프룻의 시트러스한 풍미가 느껴져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입니다.


딱 한정된 시간 동안만 판매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가볍게 마실 수 있지만 마시다보면 어느새 높은 도수에 의해 취기를 느끼게 된다는 점에서 이 맥주는 「생존시간 카드」와 서로 닮아 있습니다.





두번째 페어링

작가 페어링, '마르셀 에메' X 뽀할라 '루장'


뽀할라 루장 (ABV 11.4% / Barrel Aged Barley Wine)

왁스로 밀봉 되어 있어 맛에 대한 상상력을 더해주는 이 맥주, '루장(loojang)'은 에스토니아어로 'Creator' 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뽀할라 브루어리의 루장은 새로운 장르의 맥주를 만들고 싶다는 집념으로,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베럴을 옮겨가며 숙셩시킨 맥주라고도 하는데요.

이 맥주는 11.4%의 매우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 맥주입니다. 동시에 알마냑 베럴과 쉐리와인 베럴 등 여러가지 베럴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아로마 풍미가 섬세하겨 겹쳐져 있는 맥주입니다.


덕분에 짧은 한 모금을 넘길 때에도, 강렬한 느낌과 함께 복합적인 맛을 선사하게 되죠.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겨주는 작가 마르셀 에메와 이 맥주는 서로 닮아 있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세번째 페어링

구절 페어링, 소설 「칠십 리 장화」 속 다음 구절 X 파운더스 '베럴러너'


"아이는 찬란한 아침햇살 다발을 어머니의 작은 침대에 올려 놓았다."
- 메르셀 에메, 「칠십 리 장화」 중 -


파운더스 배럴러너 (ABV 11.1% / IIPA     or Mosaic Ale aged in Rum Barrel)

소설 「칠십 리 장화」는 한 걸음에 칠십 리를 걷게 만들어 주는 소년 '앙투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은 한 걸음에 칠십 리(약 28키로미터)를 훌쩍 뛸 수 있다면 무엇을 하시겠나요? 평소에 가보고 싶었지만 멀어서 자주 가지 못했던 곳들을 가보거나, 가지고 싶었던 것을 가지기 위해 장화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 '앙투안'은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장화를 얻게 되자, 장화를 신고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 찬란한 아침 햇살 다발을 가지고 오는데요. 사실, 이 지구 반대편에서 온 아침 햇살은 가난과 피곤에 지쳐있는 어머니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앙투안의 선물이었습니다.

파운더스 브루어리의 '배럴러너'는 브루어가,  과일주스에 럼을 넣어 만든 칵테일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맥주라고 합니다. 덕분에 이 맥주를 마셨을 땐, 뜨거운 럼 배럴 향과 함께 열대과일의 아로마가 혀 위에서 스르륵 퍼지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데요.

앙투안이 지쳐있는 어머니를 위해 햇살과 함께 가져온 맥주가 있다면, 아마 '배럴러너'가 그 맥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네번째 페어링

인물 페어링, 소설 「속담」 속의 '뤼시앵' X 세인트 버나두스 '앱12'


세인트 버나두스 앱12 (ABV 10% /                Quadrupel)

소설 속 주인공 '뤼시앵'의 아버지는 아들의 학교 숙제를 도와주지만,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아 리쉬앵이 학교에서 창피를 겪게 합니다. 선생님, 친구들 할 것 없이 모두들 리쉬앵에게 망신을 주는 상황에서도 리쉬앵은 오히려 아버지의 무식함을 감싸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세인트 버나두스의 '앱(Abt)12'는 수도원에서 생산되는 맥주로 인증 받는 '트라피스트'의 칭호를 얻은 맥주입니다. 트라피스트 맥주는 도수에 따라 '싱글', '두벨', '트리펠', '쿼드루펠' 이렇게 네가지 종류로 나뉘는데요.


앱12는 그 중에서 가장 도수가 강하고 풍미가 진한 '쿼드루펠'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여기서 '앱(Abt)'은 네덜란드어로 '수도원장'이라는 뜻이며 트라피스트 맥주들 중 가장 성숙한 스타일인 '쿼드루펠'의 별명이기도 합니다.


이 맥주에서는 높은 도수와 함께, 말린 검붉은 과일, 흙설탕의 달콤함과 함께 씁쓸한 다크초콜릿 항도 묵직하게 느껴지는 맥주인데요.


만약 뤼시앵이 성인이 되었을 때 이 맥주를 건네준다면, 이미 성숙했던 어린 날의 뤼시앵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맥주 그리고 북페어링이라는 새로운 경험에 낯설어 하던 참가자분들은, 어느새 맥주와 책에 대한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들고 있었답니다.



비어스픽에서 준비한 첫번째 북페어링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후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오늘 책맥모임을 이끌어주신 호스트 정현님, 그리고 함께해주신 참가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며 오늘의 후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비어스픽에서 선보이는 다양하고 새로운 큐레이션 페어링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크래프트 맥주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파트너들에 소식은 비어스픽 뉴스레터인 '페어링레터'를통해 받아보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비어스픽 뉴스레터, 페어링레터(PARING LETTER) 구독 신청: http://bit.ly/2Jt6KDt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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