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fore Anyone Else Dec 24. 2023

아들 2호에게 배우는 살림의 지혜

23.12.23.

저는 아들만 두 명이고 워킹맘이라 가급적 아들들에게 집안일 모두를 직접 하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쓰레기분리수거, 설거지, 청소, 빨래, 식사준비 둥을 직접 하는 기회가 많지요.


얼마 전 아들 2호가  집게 두 개를 버리자고 제안하더군요.


엥?
왜?


설거지하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모양이 뾰족 뾰족한 부분이 설거지가 불편했나 봐요. 물론 저도 공감하는 부분인데 그날은 이유를 듣고도 무시했죠. 주부 9단인 저는 그려려니 하고 사용 중이고 ‘굳이 버리기까지?’라고 생각했어요. 뭐~ 불편했지만 감수할 부분이라고 여기며 지나쳤던 거죠.


저희 집 아들들은 유난히 고기를 좋아해서 집에서 고기 먹을 일이 많아요. 외식도 가끔 하지만 집에서 고기구울일이 많다 보니 집개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고 나서 매번 설거지는 집게가 빠질 수 없죠.


아래 사진은 아들이 버리자며 빼놓은 집개예요.

ㅋㅋㅋㅋㅋ

저도 느꼈지만 고약하게 생겨서 뭐가 잘 끼거나 설거지할 때 틈새까지 수세미를 문지르기가 여간 성가신 게 아녀요. 음식물이 안 껴도 기름때를 재거하기 위해 수세미가 매끄럽게 문질러져야 하는데 ~ 암튼 이 녀석은 애물단지가 분명했죠.

집게부분이 뾰죽햐서 설거지가 불편한 모양


오늘 설거지하다 문득 아들 2호 의견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버리자! 나도 불편했어. 편하게 살자고

버리기로 결정하고 아들 2호에게 말했죠!

You were right!



주방에는 이거 말고도 다른 모양의 집개가  있습니다. 굳이 불편한 것을 사용할 이유가 없거든요. 버리지 않으면 계속 불편하게 사용하게 되니 아얘 안 보이게 버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물건처럼 집게 기능을 충실히 하고도 설거지도 순조로운 아이도 있어요.수세미로 문지르면 미르끄러지듯 쓰윽 지나갑니다.

집게 부분이 설거지가 편리한 모양

아들 2호로부터 배운 발상의 전환이 되는 경험이 왠지 신기합니다. 살림은 아무래도 주부 9단인 내가 더 고수인데 19살 아들 2호에게 한수 배웠어요.


나이, 경험보다 고정관념이 우리를 가두는 건 아닌지!

오늘은 아들 2호 덕분에 작은 자유를 얻었습니다.


아들! 고마워.

You are right!!



#생활의지혜 #살림고수 #아들에게배우는살림 #집게 #주부9단





매거진의 이전글 황금향 선물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