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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 May 30. 2022

34살의 우울한 편지

무언가 남기고 싶다.


그러나 남는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것 같은.

스스로에 대한 원망, 자조섞인 미소.


어떠한 타이틀과 어떠한 경력등이 

내가 가진 걸 다 표현하고 말해주진 않겠지만

여러 수많은 사람 중에서 "나"라는 사람을 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가진 뜻과, 내가 가진 이상과

나를 둘러싼 이 고민들을 잘 표현하길 원하고,
이것들이 온전히 이해받고, 또 같이 고민하기를 원해왔다.


그러나 머리속이 엉킨 실타래처럼 꽉 막혀버린 것 같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뭘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는 그런 기분


그리고 그럴 때, 그냥 나는

마치 옛날 인류가 모닥불을 켜놓고, 불을 바라보며 잠들던 것처럼

티비를 틀고, 의미없는 리모콘질을 하면서 잠이 들고는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냥, 다음 날은 해가 또 뜨는 거고

아이는 마냥 즐겁게 하루를 맞이하며 "아빠 소닉 하지 않을래?" 라고 이야기하고, 

같이 뒹굴거리며 슈퍼소닉을 만들고 있을걸!


평안한 하루, 안녕한 하루.

꽉 막힌 실타래를 비록 풀지는 못하겠지만

꽉 찬 하루. 그저 충실하게 그냥 그 날의 일을 해 나가면서

보내는 것


중2병때는 이렇게 소시민으로 살다가 죽는거지라 했던 그 삶


딱히 빈둥거리는 시간 없이, 안녕한 하루를 보내지만

34살의 이 시간이란거는 정말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서, 

이 시간은 참 무언가가 빈 것 같고, 공허함을 남긴다.


아직은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나이

그러나 더 이상은 가능성과 미래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미룰 수 없는 시기.

그리고 불현 듯 돌이켜보면 이제는 내가 책임지고 같이 안고 가야할 많은 것들.


정해진 인생을 사는 삶을 싫어하고, 피해서 살아왔는데

그래서인가 이 세계에서 정말 날 보여주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부족한 삶을 살아왔네

그리고 이제 이런 우울한 기분에서

편하게 사람들이랑 불러서 술마시고 털어버리고, 잊을 수도 없는 나이와

무게


https://www.youtube.com/watch?v=jIC25lk6-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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